[매경닷컴 MK스포츠(포르투 알레그리) 이상철 기자] 최악의 결과다. 충격적인 완패다. 알제리에게 32년 만의 월드컵 승리 제물이 됨과 동시에 원정 월드컵 첫 8강 도전도 힘들어졌다. H조 최하위로 추락하면서 16강 진출 가능성은 바늘구멍보다 좁아졌다.
굴욕의 날이다. 한국은 무기력했다. 23일 오전 4시(이하 한국시간) 브라질 포르투 알레그리의 베이라히우 주경기장에서 열린 2014 브라질월드컵 본선 조별리그 H조 2차전에서 알제리에게 2-4로 졌다.
↑ 구자철이 23일 오전(한국시간) 2014 브라질월드컵 알제리전에서 후반 27분 만회골을 넣은 후 세리머니 없이 하프라인을 향해 돌아가고 있다. 사진(브라질 포르투 알레그리)=김영구 기자 |
답은 간단했다. 한국은 뭐 하나 잘 한 게 없었다. 투지, 체력, 스피드, 패스, 슈팅 등 모든 면에서 알제리에게 밀렸다.
1패로 더욱 벼랑 끝에 몰린 알제리는 경기 초반부터 거세게 한국을 몰아붙였다. 예정된 공세였다. 베스트11을 5명이나 바꾼 알제리는 조급해 했다. 슬리마니(스포르팅 리스본), 브라히미(그라나다)는 부정확한 슈팅으로 찬스를 스스로 날렸다.
한국에겐 기회였다. 그리고 전반 10분 이후 공격 지역으로 볼이 전달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알제리의 수비는 단단했다. 무너지기는커녕 흔들리지도 않았다. 균열조차 없었다.
무너진 건 한국 수비였다. 위태롭던 한국은 전반 중반 이후 무너졌다. 전반 26분 브라히미의 긴 패스 하나에 수비 뒤쪽에 공간이 생겼고 슬리마니가 이를 집어넣었다.
실점 이후 분위기는 알제리에게로 완전히 넘어갔다. 2분 뒤 코너킥에서 할리체(아카데미카 코임브라)에게 헤딩골을 허용했고 전반 38분 자부(클럽 아프리카인)에게 또 실점했다. 중앙 수비는 실점 상황에서 할리체와 자부를 완벽하게 놓쳤다. 실수의 연속이었고 자멸이었다.
한국은 후반 5분 손흥민(레버쿠젠)의 만회골로 추격의 불씨를 당기는 듯 했다. 그러나 후반 17분 중앙이 또 뚫리면서 브라히미에게 쐐기골을 얻어맞았다. 사실상 ‘게임오버’였다. 한국은 후반 27분 구자철이 한 골을 더 넣었지만 추가 득점은 터지지 않았다.
↑ 한국은 알제리에게 패해 1무 1패를 기록했다. 자력으로 월드컵 16강에 오를 수는 없다. 사진(브라질 포르투 알레그리)=김영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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