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월드컵에는 선수와 감독 그리고 가족에 이르기까지, 얄궂은 운명의 맞대결을 펼치는 사람들이 많은데요.
경기 결과 못지않게 축구팬들의 큰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정규해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이탈리아 페루자에서 뛰던 안정환은 얄궂게도 이탈리아 대표팀을 침몰시키는 결승골을 뽑아냅니다.
소속팀에서 한솥밥을 먹던 동료는 허탈감을 감추지 못합니다.
이번 월드컵에서도 이런 얄궂은 운명의 맞대결이 화제입니다.
'동료에서 적으로'
질풍 같은 쇄도로 패스를 이어받은 칠레의 바르가스가 강력한 슈팅으로 스페인의 골망을 가릅니다.
스페인의 발렌시아에서 뛰는 바르가스가 친정 팬들의 가슴에 비수를 꽂는 순간.
영국 프리미어리그 리버풀의 희망인 수아레즈는 영국팬들에게 절망을 안깁니다.
1차전을 패한 우루과이를 수렁에서 구해냈지만, 수아레즈의 활약으로 잉글랜드는 16강 꿈을 접어야 했습니다.
'스승에서 적으로'
에콰도르와 온두라스의 맞대결에서 지휘봉을 잡았던 양팀 감독들의 기분도 묘합니다.
에콰도르의 레이날두 루에다 감독은 4년 전 남아공 월드컵에선 온두라스를 이끌었고,
루이스 수아레스 온두라스 대표팀 감독도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선 에콰도르에게 사상 첫 16강 진출을 안겼습니다.
과거 친정팀과의 맞대결에서 제자들의 부진을 빌 수밖에 없는 스승의 비애. 운명의 여신은 에콰도르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가족에서 적으로'
서로 다른 국적을 선택한 형제는 운명의 맞대결에서 양보 없는 혈전을 벌였습니다.
가나 출신 독일 이민자 아버지를 둔 이복형제 케빈프린스 보아텡과 제롬 보아텡.
아버지의 나라를 선택한 형 프린스 보아텡과 월드컵 우승을 꿈꾸는 독일의 동생 제롬 보아텡 모두 16강 진출 가능성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MBN뉴스 정규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