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대전) 서민교 기자] 양상문(53) LG 트윈스 감독이 딜레마에 빠졌다. 쓰고 싶은 선수는 많은데 자리가 없다. 대표적인 선수가 내야수 손주인(31)과 김용의(29)다.
양상문 감독은 고민이 많다. 시즌 중 지휘봉을 잡으면서 선수들에 대한 파악이 완벽하게 되지 않았다. 양 감독은 “파악은 이미 다 된 상태”라고 했으나 스프링캠프부터 가까이서 지켜보지 못했다. 그렇다보니 시즌을 치르며 실험을 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 양상문 LG 트윈스 감독이 선수들 훈련을 지켜보며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
양상문 감독은 손주인과 김용의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고충을 털어놨다. 양 감독은 “선수는 꾸준히 경기에 나가야 자신의 실력을 보여줄 수 있다. 그래서 선수들을 꾸준히 내보내고 싶다”면서 “그런데 또 다른 선수를 오래 쉬게 놔둘 순 없다. 노력을 많이 하고 있는 것을 아는데 쓰지 않을 수 없다. 그게 딜레마다”라고 말했다.
LG의 내야 수비 가운데 겹치는 포지션은 2루수다. 올 시즌 손주인과 김용의가 번갈아 맡았다. 외국인 타자 조쉬벨의 영입으로 꼬였다. 조쉬벨은 3루수다. 김용의가 설 곳이 없어졌다. 2루수로 포지션을 옮기면서 손주인과 부딪히게 됐다.
손주인은 54경기에 나서 타율 2할7푼7리, 1홈런 7타점 21득점 2도루를 기록했고, 김용의는 52경기서 타율 2할7푼8리, 16타점 15득점 7도루를 올렸다. 둘의 기록도 거의 비슷하다. 그래서 가장 경쟁이 치열한 포지션이다. 손주인은 지난 19일 잠실 두산전에서 8일 만에 선발 출장해 시즌 1호 홈런을 때려냈다. 엄청난 집중력이 만든 결과였다.
손주인은 안정적인 2루 수비가 장점이다. 반면 김용의는 멀티 내야수로 1, 2, 3루 수비가 모두 가능하다. 사실 2루수는 몸에 딱 맞지는 않다. 시즌 전에도 3루 수비를 집중적으로 훈련했다. 결국 조쉬벨이 문제다.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조쉬벨은 올 시즌 9개 구단 외국인 타자 가운데 가장 눈에 띄지 않는다. 시즌 타율 2할7푼 9홈런 38타점 31득점을 기록 중이다. 득점권 타율(0.224), OPS(0.789), 출루율(0.352)로 만족스럽지 못한 성적을 냈다. 삼진도 팀 내에서 가장 많은 51개나 당했다.
양 감독도 답답하다. 외국인 타자를
양 감독의 딜레마는 손주인과 김용의가 아닌 터지지 않는 조쉬벨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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