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3명이 1군에 같이 있는 걸 보고 싶을 정도다.”
프로야구 SK와이번스의 이만수(57) 감독은 괴롭다. 외국인 선수들이 돌아가면서 골치를 썩이고 있기 때문이다.
SK는 올 시즌 외국인 선수로 투수 조조 레이예스·로스 울프, 타자 루크 스캇과 계약했다. 이름값만 따졌을 땐 9개 구단 최강의 외국인 선수 구성이었다. 지난해도 SK에서 뛴 좌완 레이예스는 논외로 치더라도 울프와 스캇은 메이저리그 경험이 풍부한 선수들이다. 우완 울프는 지난해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22경기에 등판해 1승3패 방어율 4.15를 올렸다. 스캇은 빅리거 출신 중에서도 수준급 선수. 지난해 템파베이에서 뛴 스캇은 2010년에만 27홈런을 쏘아올리는 등 메이저리그 통산 135개의 홈런을 기록한 강타자다. SK의 전력 상승이 예상되는 영입이었다.
↑ 19일 인천 문학야구장에서 벌어진 2014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스와 SK 와이번스의 경기 3회 초에서 SK 울프가 볼 판정에 불만을 표출하자 최수원 구심이 화를 내며 마운드로 달려갔다. 이에 울프도 감정적으로 반응하자 이만수 감독과 성준 코치가 뜯어 말렸다. 사진(인천)=김재현 기자 |
다음 차례는 스캇. 4월 22일 문학 NC전에서 주루 도중 넘어져 왼쪽 손목을 다쳐 1군에서 이탈했던 스캇은 5월 28일 목동 넥센전 도중 옆구리 통증을 호소해 교체, 다음날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정밀검사 결과 큰 이상은 발견되진 않았지만 복귀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리고 있다. 이만수 감독은 19일 문학 삼성전을 앞두고 스캇의 복귀와 관련해 “모르겠다”며 침울한 표정을 지었다.
레이예스는 부진 끝에 이날 1군에서 제외됐다. 올 시즌 13경기 등판해 2승7패 평균자책점 6.55를 기록 중인 레이예스는 18일 삼성과 경기에서 박석민에게 헤드샷을 날려 퇴장당하는 등 갈팡질팡 투구를 보였다. 이만수 감독은 “제구가 전혀 되지 않는다. 최악의 피칭을 했다”고 혹평을 남겼다.
그러나 이날 이만수 감독은 유일하게 남은 외국인 선수 울프 때문에 속상한 일을 겪었다. 선발로 나서 잘 던지던 울프가 3회 1사 2루에서 박한이에게 볼넷을 내주게 되자, 최수원 구심의 볼판정에게 항의를 했고 최 구심과 언쟁이 붙자 이를 말리다가 퇴장을 당한 것.
울프가 감정을 다스리지 못하자 성준 수석코치가 마운드에 올라 울프를 말리고, 같이 흥분한 최수원 구심을 이만수 감독이 제지했는데 이 과정에서 이 감독이 파울라인을 넘어 규정 위반으로 벤치를 떠나야 했다. 한 타자의 동일타석 때 감독 등 코칭스태프가 투수에게 2번 이상 다가갈 수 없다는 규정 위반이었다. 물론 사고를 친 울프도 당시 타석에 있던 박석민만 상대한 뒤 교체돼야 했다. 이성을 잃은 울프는 박석민에게 적시타를 맞고 실
이만수 감독이 벤치를 지키지 못한 채 SK는 결국 3-8로 패했고, 시즌 34패(27승)째를 당하며 7위 KIA에 반 경기차까지 따라잡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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