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칠레'
유럽서 남미로 긴 항해를 한 '무적함대' 스페인이 브라질서 힘 한번 제대로 써보지 못하고 침몰했다.
월드컵 2연패를 스페인이 조별리그에서 충격의 2패를 당하면서 일찌감치 탈락했기 때문이다.
스페인은 19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마라카낭 주경기장에서 열린대회 조별리그 B조 2차전에서 칠레에 0-2로 패했다.
네덜란드와의 1차전에서 1-5로 대패한 데 이어 칠레에도 져 2패를 안은 스페인은 남은 호주와의 3차전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16강 진출이 좌절됐다.
이날까지 산뜻하게 2연승을 달린 네덜란드와 칠레가 나란히 조별리그 통과를 확정지었고, 3차전에서 맞대결을 벌여 조 1·2위를 가리게 됐다.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대회 마지막까지 남아 우승 트로피까지 들어 올리고 '무적함대 전성시대'의 정점을 찍은 스페인은 불과 4년 만에 본 선 진출국 32개 나라 가운데 가장 먼저 탈락을 선고받는 치욕을 맛봤다.
반면 칠레는 호주(3-1 승리)에 이어 스페인까지 꺾으면서 월드컵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스페인은 전반 10분 이후 짧은 패스가 살아나면서 점유율을 높이며 특유의 스타일로 경기를 풀어가는 듯했다.
그러나 전반 20분 중원에서 후방으로 넘긴 패스가 끊긴 순간 칠레가 역습에 나서면서 조금씩 스페인 쪽으로 흘러가던 분위기가 뒤집혔다.
역습 상황에서 스루패스를 받은 찰스 아랑기스(SC인터내셔널)가 문전으로 살짝 내준 패스를 에두아르도 바르가스(발렌시아)가 골키퍼를 따돌 리고 침착하게 오른발 슛, 선제골을 터뜨렸다.
이후 스페인은 경기를 풀어가는 데 더 어려움을 겪었다. 전반 43분에는 알렉시스 산체스(FC바르셀로나)의 프리킥을 카시야스가 펀칭한 공이 하필 아랑기스의 발 앞에 떨어졌다.
아랑기스는 오른발 끝으로 가볍게 차 골대 오른쪽 구석으로 찔러넣고 스페인을 한층 더 깊은 좌절 속으로 빠뜨렸다.
스페인은 후반 들어 공세로 전환하며 상황을 타개하려 했으나 이번에는 결정력이 발목을 잡았다.
후반 3분 안드레스 이니에스타(FC바르셀로나)의 스루패스를 넘겨받은 디에구 코스타(아틀레티코 마드리드), 8분 프리킥 이후 혼전에서 공을잡은 세르히오 부스케츠(FC바르셀로나) 등 완벽한 찬스가 연달아 나왔지만 슛은 모두 골문을 벗어났다.
이후 오히려 칠레에 주도권을 내준 스페인은 이렇다 할 슛조차 해보지 못하고 후반 대부분을 흘려보냈다.
이날 스페인은 볼 점유율 56%에 그쳐 짧은 패스로 점유율을 극대화하는 장점을 살리지 못했다.
15차례 슛을 날려 그중 9개가 골대를 향
반면 칠레는 7개의 슛 중 4개가 정확히 상대 문전을 향했고, 두 차례 골망을 흔들었다.
7명의 선수가 10㎞ 이상 뛰어다닌 칠레와 달리 5명만이 활동 거리 10㎞ 이상을 기록해 운동량의 격차도 드러냈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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