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브라질 쿠이아바) 이상철 기자] 오심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지만 그래도 이번 월드컵은 시원시원하다. 4년 전 남아프리카공화국월드컵에서 지독한 골 가뭄에 시달렸던 것과 다르게 브라질월드컵에선 골이 펑펑 터지고 있다.
대회 개막 4일째까지 11경기를 소화해 총 37골이 기록됐다. 경기당 평균 득점이 3.36골에 이른다. 16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열린 3경기는 약속이나 한 듯 모두 3골씩이 터졌다.
지난 13일 멕시코-카메룬전(멕시코 1-0 승)을 제외하고는 2골 이하의 경기가 없었다. 이 경기도 오심이 나왔던 터라, 실상 더 많은 골이 기록될 수 있었다. 또한, 스페인-네덜란드전(네덜란드 5-1 승)에선 무려 6골이 터졌으며, 개막전(브라질 3-1 승)도 4골이 나왔다. 본선 진출국이 32개국으로 확대된 1998 프랑스월드컵 이후 최다 개막전 골이다. 그야말로 골의 연속으로 화끈한 골 잔치가 벌어지는 브라질월드컵이다.
꽤 높은 수치다. 최근 6개 대회 가운데 가장 높은 득점률이다. 경기당 평균 3골이 넘는 것도 놀랍다. 최근 월드컵은 프랑스 대회 이후 본선 득점(경기당 평균 2.67골-2.52골-2.30골-2.27골)은 점점 줄어들었다. 가장 최근이었던 남아프리카공화국월드컵은 경기당 평균 2.27골(64경기 145골)에 그쳤다.
초반 페이스도 매우 빠르고 높은 편이다. 4년 전만 해도 1골만 터져도 다행이었다. 같은 기간 동안 대회 개막 4일 동안 11경기에서 불과 18골(경기당 평균 1.64골)이 나왔다. 이번 브라질월드컵과 비교해 절반도 안 된다. 이마저도 독일-호주전(독일 4-0 승)을 제외하면 득점력이 현저히 줄어든다.
1-0 스코어가 4번이었고, 1-1 스코어도 3번이었다. 0-0 스코어도 1번 있었다. 11경기 가운데 8경기가 2골 이하였으니 상당히 대조적이다.
반대로 브라질월드컵은 골이 과할 정도로 폭발하고 있다. 극단적인 수비 전술은 사라졌고, 약속된 카운터어택의 위력도 한 몫을 했다.
이 때문에 이번 월드컵에서는 두 가지가 지금까지 사라졌다. 무득점 경기가 1번도 없었으며, 무승부 경기도 1번도 없었다. 매 경기 골 잔치 속에 승자와 패자의 희비가 가려지니 재미는 더욱 배가됐다.
공인구 브라주카의 첨단 기술도 있겠지만 이를 다루는 골잡이의 활약이 컸기도 했다. 메시(아르헨티나), 네이마르(브라질), 반 페르시, 로벤(이상 네덜란드), 벤제마(프랑스), 발로텔리(이탈리아) 등 세계 각국의 특급 골잡이는 이미 골 맛을 봤다. 스타플레이어의 골 퍼레이드까지 펼쳐지니 재미도 자연스레 커지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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