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승민 기자] ‘노템전’이 불가능한 싸움이다. 공을 던지는 투수와 배트를 휘두르는 타자의 대결이란. 그래서 양쪽이 대등하고 흥미진진하게 겨룰 수 있도록, 아이템 능력치의 밸런스가 필요하다.
다른 모든 이슈를 사소하게 만드는 2014프로야구의 올킬 키워드, ‘타고투저’는 언제까지 이어질까.
“사실상 최근 2~3년간 심화된 현상이라 단기적으로 풀릴 일이 아니다.” “선수들의 커진 체격과 분석기술의 발달 효과가 투수보다 타자 쪽에서 더 빠르고 직접적이다.”
↑ 괴력의 타자기록이 쏟아질 조짐인 올해, 이진영은 13일 SK전서 토종타자 첫 잠실구장 한경기 3홈런의 대기록을 세웠다. 사진(잠실)=한희재 기자 |
리그의 공인구는 고유하지만, 배트규정은 포괄적이다. 우리 규정에 맞는 공인 배트를 포함해 미국과 일본 프로야구에서 공인받은 배트도 그대로 인정해준다.
전타선의 외국인타자 수입과 함께, 메이저리거들의 배트가 활발하게 소개된 것도 타자들의 기량향상에 한몫했다는 평.
“탕탕 맞는 소리부터 다른, 좋은 배트들을 들고 온 외국인타자가 많다”(SK 박경완 2군감독) “브랜드가 같아도 그쪽 ‘내수용’의 나무가 뚜렷하게 다른 느낌인 경우도 있다. 무게가 맞는 용병타자의 배트를 같이 쓰게 되면서 톡톡히 덕을 본 타자들이 있다” (NC 최경환 타격코치)
“외국인타자 수입 초기 보다는, 그들의 배트 유입 효과가 많이 약화됐다”(넥센 심재학 작전코치)며 과대해석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기존 국내 사용 배트들의 꾸준한 질적 향상에 보태 물 건너온 직수입 배트들까지 타자들의 선택 폭이 넓어졌음은 사실이다.
‘타자들과 배트의 능력치가 개선된 만큼, 공의 반발력 조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은 현재 각팀의 공인구가 규정에 맞다는데도 현장의 문제점 체감은 여전한데서 나온다. 장타의 증가는 물론, 제대로 맞히지 못한 타구까지 쭉쭉 뻗는다는 목격담이 흔하다.
14일 현재까지 10득점 이상 타선이 없던 6월의 경기일은 딱 사흘뿐. 그중 이틀은 9득점 타선이 세팀이나 있었다. 이만한 ‘타고투저’라면, 공인구 반발력 조정이나 스트라이크존 재검토가 가능할까.
사실 반대의 그림일 때, 신속한 대처가 더 쉽다. 대중의 인기가 기반인 프로야구에서 리그의 ‘밸런스 패치’는 확실히 ‘투고타저’ 때 더 적극적이다.
메이저리그가 현재의 마운드 높이와 공인구를 갖게 된 것은 모두 ‘투고타저’ 시즌에 대한 즉각적인 대처로부터. NL에서 44차례 1-0 경기가 나왔던 전설적인 ‘투수의 해’(1968년) 직후 마운드 높이의 3분의1을 깎았고, 경기당 홈런이 0.58개로 떨어졌던 1976년에 공인구를 교체, 이듬해 곧바로 리그 홈런수의 50% 점프를 일궈냈다 일본프로야구 역시 홈런수가 줄어든 2012시즌 공인구의 반발력을 손봤다. 반면, 스탠드를 후끈 달구는 ‘타고투저’는 대부분의 리그가 어느 정도 참고 보는 편.
“빠르면 후반기부터 나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투수들이 강타자들과의 혈투 속에 두들겨 맞으면서 성장하고 있다. 가만히 기다려도 타고투저의 정도는 개선될 것이다.” 곳곳에서 죽을 맛을 호소중인 각팀 투수코치들과 살짝 온도차가 있는 진필중 xtm 해설위원의 전망. 후배 투수들의 자연치유력을 꽉 믿고 있다.
“메이저리그 최고 마무리였던 트레버 호프만이 타자들의 팔꿈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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