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브라질 이구아수) 이상철 기자] 특급 조커, 이근호(상주)가 꿈꾸는 첫 월드컵의 역할이다. 그리고 홍명보호가 그에게 기대하는 역할이다.
‘재수’ 끝에 월드컵 출전 기회를 얻은 이근호는 한국 축구대표팀에서 붙박이 주전이 아니다. 베스트11 안에 포함되기보다 교체 출전 선수 명단에 이름을 올리는 날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최근 튀니지전 및 가나전 등 두 차례 평가전에서도 그는 교체로 뛰었다.
↑ 이근호는 홍명보호에서 없어선 안 될 존재다. 그리고 그의 활약은 한국의 2014 브라질월드컵 성패를 쥐고 있다. 사진(브라질 이구아수)=김영구 기자 |
이리저리 뛰면서 흔들고 공격 템포도 끌어올리기에 적격이다. 그 전부터 그 역할을 충실히 잘 해줬다. 그만큼 홍명보 감독의 구상에 그는 없어선 안 될 존재다. 튀니지전에서는 첫 번째 교체 카드(후반 15분)로 쓰였으며, 가나전에서도 공격 전술에 변화를 줄 때(후반 19분) 이근호를 즉각 호출했다.
‘조커’ 이근호에게 거는 기대도 크다. 한국은 홍명보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이후 A매치에서 17골을 기록했는데 교체 선수의 득점은 3골이다. 득점 분포율이 17.6%로 높은 편이 아니다. 이마저도 지난해 10월 말리전을 끝으로 끊겼다. 이후 8경기에서 조커의 침묵이 길어지고 있다.
그 가운데 이근호는 조커로서 제 몫을 해줬다. 지난해 9월 크로아티아전에서 멋진 헤딩 골로 넣은 ‘경험’도 갖고 있다.
이근호의 활약 여부는 한국의 월드컵 성적 여하에 달리기도 했다. 역대 월드컵 본선에서 조커가 기록한 득점은 4골. 안정환(2골), 서정원, 김종부가 골을 터뜨렸다. 한국이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투입됐는데 이들의 골로 한국(1승 3무)은 울 듯 하다 끝내 웃었다.
32년 만에 다시 밟은 무대에서 불가리아를 상대로 김종부의 득점에 힘입어 본선 첫 승점을 따는 쾌거를 이뤘고, 8년 뒤 미국에서는 ‘강호’ 스페인의 발목을 처음으로 잡는 ‘이변’을 일으켰다. 2006년 토고를 제물로 첫 원정 월드컵 첫 승을 이끈 것도 ‘조커’ 안정환이었다.
조커가 골을 터뜨린 경기에서 한국은 단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 특별한 공식이고 믿는 구석이다. 그렇기에 더욱 이근호가 잘 해줘야 한다. 그의 힘 없이는
이근호도 주어진 임무를 완수하겠다며 투지를 불태우고 있다. 이근호는 “교체 투입됐을 때 분위기 반전과 함께 공격에 활기를 주기 위해 평소 많은 생각을 한다. 더 많이 뛴다는 각오다. 몇 분을 뛰더라도 90분을 뛰는 것 같이 모든 걸 쏟아내겠다”라고 의지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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