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프로야구의 위기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올해 벌어지고 있는 여러 현상들이 예사롭지 않다는 지적이다. 10구단 시대의 개막을 앞둔 과도기. 여전히 성장 중인 프로야구에 산재한 문제들이 봇물처럼 터져나오고 있다.
MK스포츠는 이에 세 가지 쟁점을 정해 긴급 진단에 나섰다. 임호균 MK스포츠 해설위원과 함께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타고투저의 근본 원인, ▲아마야구의 질적인 하락, ▲스트라이크존과 심판 판정 문제에 대해 되짚어 봤다.
↑ 아마야구의 위기는 프로야구의 위기이기도 하다. 사진=MK스포츠 DB |
▲ 아마야구, 주말리그제 기형화는 더욱 심각해졌다
프로야구는 관중 1000만 시대를 향해 달려가고 있고, 10구단 체제를 목전에 두고 있지만 근간이 될 아마야구의 인프라는 획기적 개선점이 없다. 진전도 여러모로 더디다. 오히려 선수들의 학업장려와 혹사방지를 위해 출발한 ‘주말 리그제’ 등의 제도가 표류, 여러 기형적인 문제점을 낳고 있다.
임 위원은 “프로야구에 수년간 나타나고 있는 야구 질의 하락이라는 문제는 근본적으로 아마야구에서 시작된 문제다. 아마야구의 코칭스태들의 능력과 열정은 있지만 인프라의 문제는 향상된 것이 없다”고 단언했다.
인적·물적 인프라 양 쪽 모두다. 임 위원은 “더군다나 주말리그제가 치러지면서 특정 투수에 대한 쏠림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각 팀의 좋은 투수들이 집중적으로 투입되고 있는데 그런 선수들은 안타깝게도 프로에 가서 수년안에 부상을 겪을 우려가 높다”며 오히려 혹사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고 봤다.
임 위원은 “아마추어 감독들과 코치들의 생각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경기수는 줄어들었고 진학의 중요성은 여전하다. 아마추어 과정에서 배우는 기본기들은 프로에 오기 전 상당한 밑바탕이 된다. 그런데 기본기를 중요시할 수 없는 환경이다”라고 했다.
비단 투수들에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현역 시절 빙그레와 한화 이글스의 다이너마이트 타선을 이끌었던 전 프로야구 선수이자 최고수준의 고교야구팀인 천안 북일고를 지도하고 있는 이강돈 감독은 “아마야구 지도자들이 타자들에게 ‘레벨스윙’대신 ‘다운스윙’을 가르친다”고 일침을 했다. 역시 최초의 잠실 홈런왕이자 OB베어스의 강타자로 활약했던 김상호 팀베이스 아카데미 원장 역시 “기본기를 익히는데 시간과 인내가 필요한 레벨스윙 대신 타구를 깎아서 때려 상대 수비의 실책을 유도하는 플레이를 가르치는 코치들이 많다”라며 아마야구 타격 지도의 문제를 거론했다.
균형잡힌 스윙을 가르치는 대신, 강한 타구를 보내 상대의 실책을 유도하는 것이 출루와 진루의 확률이 높다는 것. 주말야구제와 맞물려 각 팀의 강한 투수들이 나올 확률이 높아지다 보니 이른바 점수를 짜내는 야구가 아마야구에도 기본적으로 자리 잡았다는 지적이다. 그런 이유들 때문에 아마약구 타자들의 스윙 매커니즘의 기본이 자리 잡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한국 프로야구에서는 최근 좀처럼 신인 거포의 등장을 좀처럼 찾아보기가 힘들다. 인위적인 좌타전향과 알루미늄배트 대신 나무배트로 바뀐 부분까지 더해지면서 신인타자들의 호쾌한 타격을 보는 것이 이제 옛 일이 됐다.
임 위원은 “코치들이 특급 아마야구 선수로 꼽힌 신인들에 대해서도 ‘가르쳐보니 처음부터 다시 가르쳐야 되겠습니다’라고 고충을 토로한다”며 기본기 부족 문제가 투-타 양쪽에서 심각한 문제라고 언급했다. 통상 중고교 1~3학년과 초등학교 2~6학년의 모든 선수단을 지도하는 감독과 코치는 각 학교당 최소 1명에서 최대 2~3명 정도에 불과하다. 초등학교의 하위단계로 내려갈수록 코치들의 숫자는 줄어든다. 애초에 기본기를 다질만 한 환경이 전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그것은 경기장과 용품등의 물적인 인프라 역시 마찬가지다.
임 위원은 “주말리그제와 학업 장려는 선진야구에서도 시행하고 있는 좋은 방법이며 장기적으로 추진해야 할 방안이다. 그런데 그것에는 전용 운동장의 확보와 인프라 확충등의 기본 전제가 필요하다”면서 “일반 초중고에서 야구 전용 운동장을 가지고 있는 학교는 전체 중에 10%도 되지 않는다. 체계적인 부분이 필요하다. 훈련 시간은 당연히 줄어들 수 밖에 없는데 성적을 내야 하다보니 기본기 보다는 기술적인 면에서의 지도를 치중할 수 밖에 없다”고 언급했다.
임 위원은 “미국과 비교했을 때 중고교까지 선수들의 기량은 한국이 더 뛰어나다는 말을 많이 한다. 하지만 마이너리그에서 단계별로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그 차이는 거꾸로 훨씬 심하게 벌어지기 시작한다”면서 “현재 중고교 단계에 있는 미국 아마추어 선수들의 성장이 늦어보이지만 그들이 중요시하는 기본기가 상위 레벨 단계의 야구로 올라갈수록 경험이 더해지면서 질적인 차이가 벌어지는 것이다”라고 했다.
아마야구의 고충도 있다. 임 위원은 “아마추어에서도 기본기의 중요성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인프라적인 문제가 크다. 야구장의 분포를 축구장과 비교 해보면 아마야구 환경이 훨씬 열악하다. 학업을 병행하면서도 낮이나 늦은 저녁에 시합을 하고 연습을 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져 있지 않다”면서 “물론 이런 인프라 문제의 개선은 많은 비용과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문제점을 알고 있으면서도 고치지 않고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다”고 했다.
각별한 관심이 필요하다. 임 위원은 “초중고교가 피라미드 형식으로 선수들이 줄어든다. 이런 체육시설들은 인프라의 근본적인 문제인데, 지자체가 해결의 열쇠를 가지고 있다. 동시에 프로구단들의 관심도 필요하다”라며 “아마추어들의 교육문제와 야구질의 문제를 모두 잡을 수 있는 방안은 아마추어 야구가 활성화 되면서 그 외연의 폭이 확대되는 것으로 해결 될 수 있다”고 했다.
▲ 아마추어 스카우트, 근본적 문제 있다
임 위원은 프로야구 구단들의 아마추어 스카우트와 지명에도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임 위원은 “각 팀 스카우트들과 운영팀 프런트의 문제도 있다. 선수 지명에 어떤 기준선을 가지고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일례로 투수들의 경우 우리나라의 첫번째 기준은 빠른 볼을 던지는 투수다. 한 학교 A투수가 최고구속 몇 킬로를 던질 수 있느냐가 우선적인 기준이다. 아직도 빠른 볼만 가지고 있으면 나머지 부분은 만들 수 있다는 기준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속구에 대한 고과를 강조하다보니. 투수들이 기본기 대신 구속을 늘리는 선택을 하게 되고 이 때문에 대학야구로 진학하거나 프로에 지명되는 70~80퍼센트 정도의 선수들이 팔꿈치, 어깨, 허리 등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많다.
임 위원은 “결국은 이들이 부상 선수로 분류돼서 아마야구에서 보여준 재능을 프로에서 펼치지 못한다. 조금 더 투명하고 폭넓은 기준에서의 지명이 절실하다”고 했다.
기본적인 스카우트 환경이 개선되고는 있지만 아직 열악하다는 판단이다. 임 위원은 “전 경기를 돌아볼만한 인력을 모든 구단이 갖추고 있지 못하다. 기본적으로 대한야구협회의 기록으로 선수들을 판단하는데 투수들의 승패와 방어율을 가지고 선수들의 능력과 장래성을 판단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라고 비판했다.
동시에 최고결정권자인 단장과 스카우트로 이어지는 구조의 문제점도 언급했다. 임 위원은 “프로에서 좀처럼 수준급 신예들을 배출하지 못하고 있는 구단들에 지속적으로 스카우트 비리 등의 문제가 거론되고 있는 사실을 주목해보라. 결국 최종 결정권자인 단장이 선수의 지명을 선택하지만 지명의 모든 단계는 스카우트들이 진행하는 것이다. 이런 비리문제가 계속 언급되는 가운데 심증을 가질 수는 있지만 물증은 없다. 동시에 학연지연 등을 신경쓰는 잘못된 관행 또한 고쳐져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스카우트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는 것이 임 위원의 주장이었다. 임 위원은 “현대 야구는 스카우트 전쟁이다. 2군을 육성하는 것은 1군에서 성적을 내는 것 보다 오히려 더 중요할 수 있다. 스카우트와 전력 분석팀의 필요성을 구단에서 더욱 실감해야 한다. 스카우트 들이 좋은 선수를 어떤 기준과 과정으로 영입하고 있는지, 하위권 팀들은 더욱 냉정하게 평가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임 위원은 “메이저리그는 전 세계에 스카우트를 파견하는 것에서 나아가 각 나라에 야구아카데미를 설립해 좋은 선수를 끌어올리는 것에 대해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메이저리그의 30개 구단이 공통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프로가 아마추어를 좋은 상품이자 재화라고 생각한다면 그것을 얻기 위해서 좋은 용품을 지원하는 것에서 나아가 조금 더 개방적으로 협력 관계를 맺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 세계청소년야구대회 수준의 국제대회서도 일반야구팬들의 외면은 심각한 수준이다. 팬들의 관심 역시 절실하다. 사진=MK스포츠 DB |
임 위원은 프로야구와 아마야구의 실종된 연계, 프로야구의 육성의 기본적인 인프라 문제가 아마야구의 붕괴와 프로야구의 질적하락이라는 악순환을 이끈 요소라고 봤다. 임 위원은 “1년간 배출되는 중-고교, 대학야구 졸업 선수들이 약 700명 정도 된다. 그런데 프로 구단들의 지명 숫자는 매년 100여명에 불과하다”면서 “700명 가운데서 과연 프로로 올라설만한 선수들이 없을까. 미국과 일본야구의 시스템 또한 육성이 기본이다. 그 선수들을 가르쳐 프로를 만드는 것이다”라고 했다.
‘아마야구 기본기 부족’에 대한 부분에서 프로의 노력 역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임 위원은 “아마추어들의 기본기가 안돼 있어 시간을 허비한다는 지적도 타당하다. 동시에 아마추어 지도자들 또한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것도 맞다. 아마추어에서 기본기가 덜 다듬어지는 부분에서, 지역연고에 프로 역시 얼마나 많은 투자를 했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지역연고제 신인지명이 폐지되면서 최근 아마추어를 위해서 많은 투자를 했다고 자신 있게 이야기할 수 있는 구단들이 많지 않다. 지역연고 지명이 부활되면서 투자가 늘긴 했지만 구단의 이름으로 아마추어 대회를 여는 것만이 육성의 모든 방법은 아니다”라고 일침을 가했다.
임 위원은 “지원한 학교의 선수가 다른 구단에 들어갈 수 있는 여지는 분명 있다. 하지만 미래 야구의 존재를 위해서는 10개 구단에서 아마추어에게 지원하는 폭을 훨씬 더 높여야 된다. 좋은 선수들이 더 많이 나온다면 프로의 힘이 늘어나게 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했다.
한국야구위원회는 지난해 아마야구 팀들에 육성인스트럭터를 파견하는 등, 아마야구 인적 인프라 확충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 임 위원은 “KBO 또한 관심을 갖고 있는 차원을 넘어 추진하고 있는 부분들을 끌고갈 수 있는 힘을 가져야 한다”면서 “지금은 좋은 정책을 내더라도 이사회에서 결정권을 지니고 있는 구조다. 결국 정책적으로 구단들이 대승적 차원의 필요성을 절감해 KBO를 지원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위원은 각 팀의 은퇴 선수들 중 구단의 지원하에 인스터럭터나 파견 형식으로 초중고 고교선수들을 지도하는 방안도 한 가지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최근 심각한 포수난의 근본 원인으로 아마야구 선수들의 포수 기피, 전문 포수 지도자들의 부재 등이 원인으로 언급되고 있다. 임 위원은 “포수 출신 지도자들이 적다는 것보다 인적 자원이 적다는 것이 근본 문제다. 포수 아마추어 지도의 매뉴얼은 야수나 투수 출신의 지도자들 또한 갖고 있다. 그것은 교육을 통해 해결 될 수 있는 부분이다”라며 “결국 얼마나 많은 코치가 선수들에게 관심을 쏟을 수 있느냐의 부분이다. 기본기 부족과 포수 기피, 코치 부족 등의 문제는 단기간에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그렇다면 주어진 환경에서 효과적으로 지도하느냐의 문제인데 그것을 뒷받침해줄 수 있는 것은 결국 프로다. 프로에서 관
돌아와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스트라이크존과 심판 판정 문제는 어디서부터 기인한 것인지, 그 해결책은 어디에 있을지를 <스트라이크존과 심판 판정 문제>를 통해 다뤄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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