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3경기 63점.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와 KIA 타이거즈가 지난 3일간의 시리즈서 도합 낸 점수다. 겉으로 드러난 점수만 보면 화끈한 난타전으로 부를 수도 있지만, 속사정은 달랐다. 올해 타고투저의 양상을 그대로 집약한 내용. 양 팀이 현재 처한 투수진 붕괴의 고난이 그대로 드러났다.
↑ 한화와 KIA의 고난이 집약된 시리즈였다. 사진=MK스포츠 DB |
3연전 내내 점수가 쏟아졌는데, 타자들의 선전만큼 투수들의 부진 또한 두드러졌다. 10일 한화와 KIA는 각 9명씩 역대 한 경기 최다 투수 출전 타이 기록인 총 18명의 투수를 쏟아부었다. 경기시간은 4시간 55분으로 올 시즌 정규이닝 최장기록이었다.
피를 말리는 내용이었으나 과정은 흥미진진하다기보다 팬들의 고통을 유발시키기에 충분했다. 시작은 올해 핸드볼스코어의 전형적인 공식인 선발 붕괴였다. 한화 선발 케일럽 클레이는 한국 무대 입성 후 최소 이닝인 1⅓이닝만 소화하고 7피안타 6실점을 기록한 채 강판됐다. KIA 김병현 역시 3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2⅔이닝5피안타 7실점 6자책으로 무너졌다.
이후는 난타전으로 진행됐다. 한화는 올 시즌 첫 팀 선발 전원안타 기록, KIA는 프로야구 역대 최초인 1경기 5개의 3루타를 때려내며 타올랐다. 이후 양 팀은 앞 다투어 동점과 역전을 허용했다. 1점차 리드를 지켜내지 못하는 양상이 반복됐고 결국 한화가 16-15로 승리했다.
승리조와 추격조, 패전조의 구분이 없을 정도로 붕괴된 두 팀의 구원진의 현실이 그대로 집약된 내용이었다.
11일 경기서는 한화가 일방적으로 당했다. 선발 임준섭의 깜짝 역투를 KIA가 9-2 완승을 거뒀다. 케일럽 클레이의 퇴출을 확정한 한화는 다른 1명의 외인 투수 앤드류 앨버스가 6이닝 6실점으로 부진했다. 해답이 보이지 않는 올 시즌 한화 선발진에 대한 고민이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는 고통스러운 내용이었다.
12일 경기도 그대로 끝나지 않았다. 양 팀 선발 투수가 모두 퀄리티스타트에 실패했다. 한화는 선발 안영명이 4⅓이닝 12피안타 9실점(8자책)으로 무너지며 경기 초반 4점차까지 앞서갔던 리드를 날렸다. KIA는 선발 김진우가 5이닝 6실점(2자책)으로 물러난 이후 김태영, 최영필을 투입시켜 8회까지 리드를 지켰다. 이어 10일 블론세이브를 범한 어센시오가 다시 마운드에 올라왔다. 아니나 다를까 어센시오는 안타 3개와 폭투로 2실점을 하는 등, 시종일관 불안한 모습을 보이면서 간신히 세이브를 올렸다.
2이닝을 2탈삼진 무실점으로 깔끔하게 막은 최영필을 제외하면
한화는 선발을 포함한 총체적 난국, KIA는 심각한 구원진의 불안이라는 고난을 다시 확인한 시리즈였다. 투수들의 부진이 원치 않는 난타전을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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