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브라질 이과수) 이상철 기자] 12일(한국시간) 홍명보호의 브라질 첫 훈련에서 화두는 ‘러시아’가 아닌 ‘리더’였다. 러시아를 이길 수 있는 방책에 관한 연구보다 리더 부재에 관한 논의가 더 많고 뜨거웠다.
2014 브라질월드컵 본선 첫 경기가 1주일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때 아닌 리더 부재 논란이 일어난 건 지난 10일 가나전 대패 탓이 크다. 한국은 무기력하게 0-4로 크게 졌다. 특히, 0-2로 뒤진 후반 들어 전의를 상실하며 무너지면서 그라운드 위에서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할 선수가 없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 홍명보호의 주장은 구자철(왼쪽)이다. 그러나 컨트롤타워 부재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홍명보 감독은 구자철이 홀로 짊어질 문제가 아닌 모두가 함께 풀어가야 할 문제라고 했다. 사진(브라질 이과수)=김영구 기자 |
홍명보 감독은 “좋은 흐름을 타다가 실점을 허용하면서 경기를 그르쳤다. 가나전만 해도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해줄 선수가 있었다면 0-2 이후 추가 실점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경기가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 지를 인식할 선수가 필요하고 우린 그렇지 못한다는 점을 인지한다”라며 수긍했다.
그러나 홍명보 감독은 꼭 ‘컨트롤 타워’ 1명의 부재 탓은 아니라고 부정했다. 그의 지론대로 ‘원 팀’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1명의 리더가 아닌 23명의 리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홍명보 감독은 “(최근 경기 부진이)선수들을 하나로 뭉치게 할, 중심을 잡아줄 선수가 한 명이 없어서 그런 건 아니다. 전반적으로 선수들이 실점 이후 집중력이 크게 떨어지면서 수비가 흔들렸던 게 컸다”라고 밝혔다. 에둘러 표현했는데, 23명의 태극전사를 일깨우는 일침인 셈이다.
곽태휘(33·알 힐랄)에 이어 대표팀 내 두 번째로 나이가 많은 박주영(29·아스날)도 후배들을 독려했다. 박주영은 “나이가 많다고 그라운드 위에서 리더가 되고 싶은 생각은 없다. (그 역할은)각자가 해야 하는 것이다. 난 그저 뒤에서 잘 할 수 있도록 받쳐주려 한다”라고 말했다.
다소 소극적인 태도일 수 있으나, 후배들이 나이를 떠나 모두 다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 것이다.
효과는 분명 있었다. 홍명보 감독의 일침에 선수들도 정신을 바짝 차렸다. 누군가 해줄 수
박주호(27·마인츠)는 “그 논란을 없애는 건 선수들의 몫이다. 분위기라는 게 누군가 어떻게 끌어올리려 해도 안 될 때가 있다. 그렇다고 절대 못 고치는 건 아니다. 앞으로 고쳐 나가도록 하겠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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