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日 오사카) 안준철 기자] 충격의 역전패를 당한 일본 한신 타이거즈의 코칭스태프에게 투수교체에 관한 질책이 쏟아지고 있다. 마무리 투수 오승환(32)을 조기 투입하는 승부수를 던지지 않은 게 패착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한신은 6일 일본 오사카 고시엔구장에서 열린 오릭스 버펄로스와 가진 경기에서 3-4로 졌다. 7회까지 3-0으로 앞서가며, 승기를 잡는 듯 했지만, 8회 4점을 내주며 무릎을 꿇고 말았다.
7회까지는 투타 밸런스가 조화를 이뤘다. 선발 노미 아쓰시(35)가 탈삼진 10개를 곁들이며 무실점으로 호투했고, 타선은 상대 에이스 가네코 치히로(31)를 상대로 집중력을 발휘하며 2점을 뽑고, 7회 1점을 더 추가해 승리는 눈앞에 다가온 듯했고, 경기가 그대로 이어진다면 9회 오승환이 등판하는 흐름이었다.
↑ 6일 일본 효고현 니시노미야에 위치한 고시엔 구장에서 2014 일본 프로야구 오릭스 버펄로스와 한신 타이거즈의 교류전이 열렸다. 경기 시작 전 오승환이 훈련을 하며 동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日 니시노미야)=천정환 기자 |
여기서 한신 코칭스태프의 투수교체 시점이 적절치 않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7회까지 108개의 공을 던진 노미를 다시 올릴 필요가 있었냐는 게 주된 의견이다. 오른발 내전근 통증으로 2군에서 올라온 지 얼마 안 된 후쿠하라지만 올 시즌 공헌도를 감안했을 때 8회부터 1이닝을 맡길 수 있었다는 얘기다. 1점을 따라 잡히고 주자까지 스코어링 포지션에 있는 상황이 후쿠하라에게는 지나친 압박이 될 수 있었다는 시각이다. 일본 스포니치아넥스도 “8회부터 후쿠하라를 투입했으면 어땠을까”라는 문제 제기를 했다.
또 후쿠하라가 2사 후 사카구치에게 볼넷을 내줘 1,3루 상황으로 변했을 때 투수를 오승환으로 바꾸지 않은 점에 대해서도 아쉬운 목소리가 나온다. 와다 유타카 한신 감독이나 나카니시 기요오키 투수코치는 시즌 초부터 오승환에게 1이닝만을 맡긴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지만, 승부수를 띄울 필요도 있었다는 지적이다. 한 일본 야구관계자는 경기 후 “너무 교과서적인 운용이었다. 후쿠하라가 부상으로 이탈했던 5월 중순에 임시로 오승환을 1이닝 이상 기용하기로 했는데, 후쿠하라가 1군에 올라온 지 얼마 안 돼 몸상태가 완벽치 않았다면 오승환을 내는 것도 한 방법이었다”라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물론 오승환이 지난 3일 센다이 라쿠텐전에서 블론세이브를 기록하며 팀 패배의 책임을 떠안은 것도 조기 투입이 이뤄지지 않은 이유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당시에도 한신 벤치의 투수교체는 도마 위에 올랐다. 3-0 리드 상황에서 8회까지 무실점으로 호투한 랜디 메신저에게 완봉승을 챙겨주기 위해 9회까지 올렸다가 메신저가 아웃카운트를 하나도 잡지 못하고 1실점에 주자 3루 위기를 자초하자, 그제서 오승환을 마운드에 올렸다가 화를 입은 것이다. 천하의 오승환이라고 하더라도 흐름이 넘어가고 있는 상황에서는 압박을 받을 수 있고, 몸이
이날 오릭스에게 충격의 패배를 당한 한신은 센트럴리그 선두 히로시마에 2경기 차 뒤진 3위에 머물렀고, 2위 요미우리와는 1.5경기로 벌어졌다. 반면 4위 주니치에게는 2경기 차로 쫓기게 됐다. 경기 후 와다 감독도 “모든 게 내 책임”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역시 후회는 먼저 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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