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인천) 이상철 기자] 이광종호가 ‘K리그의 힘’을 보여줬다. 성인 대표가 다수 포함된 쿠웨이트를 밀어붙이면서 인상적인 경기력을 펼쳤다. 4일 전 월드컵대표팀이 답답하고 무기력했던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특히, 공격 작업에서의 시원시원함이 돋보였다.
애초 결과보다 내용에 초점을 둔 경기였다. 이광종 감독은 경기 하루 전날 가진 공식 기자회견에서 “승리라는 결과보다 선수 개개인의 능력을 파악하는데 중점을 두겠다”라고 밝혔다. 그리고 28년 만에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이루기 위해 반드시 뚫어야 하는 모래바람에 대한 적응력도 체크하겠다고 덧붙였다.
↑ U-23 대표팀은 1일 쿠웨이트를 상대로 시원시원한 경기력을 펼쳐 눈길을 끌었다. 사진(인천)=옥영화 기자 |
지난 28일 튀니지와 A매치에서 정성룡(수원), 이용(울산)을 제외하고 해외파로 베스트11을 구성한 홍명보호와는 대조적이었다. 그리고 이 젊은 K리거는 ‘K리그의 힘’을 충분히 보여줬다.
한국은 경기 내내 주도권을 쥐고 쿠웨이트를 몰아붙였다. 밸런스가 잘 잡혔고 좌우 측면 공격도 활기찼다. 4-2-3-1 포메이션 아래 라인 간격이 상당히 잘 유지됐다. 유기적인 패스와 원활한 움직임으로 쿠웨이트 수비를 흔들고자 했다. 골을 많이 못 넣어서 그렇지 답답함은 없었다.
쿠웨이트 수비의 빈 공간으로 파고들어가 공격을 펼치는 과정이 상당히 매끄러웠다. 특히, 전반 19분 김승대(포항)의 선제 득점 과정은 ‘판타스틱’했다. 이용재, 안용우(전남), 윤일록(서울), 김승대로 이어지는 연결 과정도 간결했고 조직적이었다. 쿠웨이트의 밀집 수비가 그 화려한 조직 플레이에 무너졌다.
몇 차례 집중력 저하로 위기를 맞기도 했으나 경기를 지배한 건 한국이었다. 후반 들어 교체카드를 꺼내 변화를 줬으나 그 매끄러운 플레이는 유지됐다. 그리고 후반 추가시간 김경중(캉)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장현수가 깨끗이 성공시키면서 짜릿한 2-1 승리를 거뒀다.
2015 아시안컵 본선 진출을 이끈 주축 선수들이 빠졌다고 하나, 알 무트와(카드시아), 알 마크시드(아라비) 등 A대표 경험이 풍부한 선수들도 적지 않았다. 나
이기고 지고는 무의미했다. 어차피 선수 개개인의 능력을 체크하는 게 중요했다. 그런 가운데 선수들의 몸놀림은 가벼웠다. 컨디션이 좋았다는 것이다. K리그 경기에 꾸준하게 뛴 이들은 쿠웨이트전에서도 기량을 마음껏 뽐냈다. 4일 전의 체증은 싹 씻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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