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5일 만에 러시아가 변했다. 장,단점이 뒤바뀌었다. 답답했던 공격은 파괴력이 넘친 반면, 견고했던 수비는 빈틈이 많았다. 슬로바키아전과는 상당히 대조적이었던 노르웨이전이다.
러시아의 연승 행진에 제동이 걸렸다. 31일 밤(한국시간) 노르웨이와 1-1로 비겼다. 샤토프(제니트)의 선제골을 지키지 못했다. 마지막 15분 동안은 위기의 연속이었다.
↑ 러시아의 수비는 철벽이 아니었다. 노르웨이전에서 후반 중반 이후 번번이 뚫리면서 실점 위기를 초래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
슬로바키아전만 해도 러시아 공격은 답답함, 그 자체였다. 경기 내내 슬로바키아의 골문을 두들겼지만 ‘결정타’가 없었다. 공격 전개 내용도 부실했다. 결승골도 후반 37분이 돼서야 터졌다.
하지만 이날은 경기 시작 3분 만에 골을 넣었다. 그리고 공격 전개도 상당히 매끄러웠다. 슈팅도 아낌이 없었다. 측면에서 활로를 뚫은 공격은 노르웨이 수비를 크게 흔들었다.
조직적인 패스와 좌우 측면 수비수의 공격 가담으로 전개되는 러시아의 측면 공격이 특히 무서웠다. 이들의 크로스는 매우 정교했다. 세트피스 또한 약속된 플레이로 위협적인 상황을 만들어냈다.
다만 대량 득점의 물꼬를 트지 못했다. 노르웨이 수비진이 세 차례나 선방했다고 하나, 러시아의 골 결정력 보완이라는 과제를 남겼다.
공격에서 희망을 엿본 반면, 수비에서 절망을 엿봤다. 60분까지만 해도 러시아의 ‘질식수비’는 변함이 없었다. 노르웨이는 러시아의 수비를 전혀 공략하지 못했다. 노르드바이트(묀헨글라드바흐)의 프리킥 중거리 슈팅 외에 러시아 골키퍼 아킨페예프(CSKA 모스크바)를 괴롭힌 건 없었다.
그런데 후반 20분 들어서 경기 양상이 바뀌었다. 주도권이 노르웨이에게 넘어가면서 러시아 수비에 균열이 생겼다. 노르웨이가 잘 했다기 보다 러시아가 부실했다.
경기 초반부터 거센 압박을 펼친 것에 대한 체력 저하 탓인지 러시아는 시간이 흐를수록 선수들의 발이 눈에 띄게 느려졌다. 촘촘했던 수비벽에 공간이 생겼고, 3선의 간격도 벌어지기 시작했다. 노르웨이로선 마음놓고 뛰어다녔다.
불안하던 러시아는 결국 후반 32분 콘라드센(스타드 렌)의 헤딩 슈팅을 막지 못해
큰 위기가 없던 슬로바키아전과 다르게 노르웨이전에서는 위기가 적지 않았다. 리드를 잡고 여유를 부렸던 러시아의 경기 운영에도 차질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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