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로스앤젤레스) 김재호 특파원] 뭐든지 너무 강하면 부러지기 마련이다. 가끔은 갈대처럼 몸을 바람에 맡기는 것이 생존에 유리할 수도 있다. LA다저스의 외야수 안드레 이디어는 그렇게 주전 경쟁에서 살아남고 있다.
다저스는 이디어를 포함해 맷 켐프, 칼 크로포드, 야시엘 푸이그까지 네 명의 올스타급 외야수를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스캇 반 슬라이크까지 포함하면 외야수는 다섯 명이다. 매 경기 누군가 두 명은 벤치에 앉아야 한다.
돈 매팅리 감독의 “행복한 문제 상황”이라는 반어적 표현에서 알 수 있듯, 이것은 팀에 득이 되기도, 실이 되기도 한다. 매 경기 상대 선발의 성향이나 매치업에 따라 다양한 야수 조합을 구성할 수 있지만, 또 한편으로는 경기에 나가지 못하는 선수는 불만이 쌓일 수밖에 없다.
↑ 이디어는 현실을 받아들였다. 그리고 멀티 플레이어가 됐다. 사진= 조미예 특파원 |
그러나 이디어는 달라진 현실을 인정했다. 포지션 변화를 받아들였다. 지난해 켐프가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을 때는 거의 경험이 없다시피 했던 중견수로 변신, 성공적으로 적응했다. 올해는 칼 크로포드와 함께 좌익수를 나눠 보며 수비력을 과시했다. 최근에는 수비 슬럼프에 빠진 켐프를 대신해 다시 중견수로 뛰기 시작했다. 이제 그는 외야 전 포지션을 볼 수 있는 멀티플레이어가 됐다. 다저스에서 외야 전 포지션을 ‘무리 없이’ 소화할 수 있는 선수는 이디어가 유일하다.
이는 켐프의 자세와 대비된다. 켐프는 수비 보완을 위해 좌익수를 같이 볼 것을 권유받자 내부적으로 불만을 터트렸다. 이후 그는 최근 필라델피아 원정과 신시내티 홈경기에서 선발 등판하지 못하고 있다.
↑ 이디어는 다저스에서 외야 전 포지션을 무리 없이 소화할 수 있는 유일한 선수다. 사진= 조미예 특파원 |
[greatnemo@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