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한국-튀니지전, 아무래도 관심은 박주영(29·아스날)에게 쏠린다.
중도 귀국 및 치료, 황제 훈련에 이어 2014브라질월드컵 본선 최종 명단 선발까지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홍명보 감독은 “내가 (선발)원칙을 깼다”라고 밝히기까지 했다.
박주영 또한 여론을 의식했다. 지난 12일 소집 인터뷰에서 “국민이 원하지 않으면 월드컵에 나가지 않겠다”라며 비장한 각오를 다졌다.
↑ 국내에서 박주영의 기도 세리머리를 본 건 2011년 10월 11일이 마지막이었다. 박주영은 960일 만에 국내 축구팬 앞에서 골을 터뜨릴까. 사진=MK스포츠 DB |
박주영의 튀니지전 출전 가능성은 매우 높다. 홍명보 감독은 지난 27일 “컨디션이 좋은 선수들 위주로 베스트11을 구성하겠다”라면서 교체 카드를 적극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폭넓게 선수를 활용해 점검하겠다는 계획이다. 그 안에 박주영도 포함되어 있다.
홍명보 감독은 러시아, 벨기에, 알제리 등 브라질월드컵 H조 상대국에 전력이 노출되는 걸 경계했지만 그렇다고 박주영을 꽁꽁 숨기진 않을 것이다.
2개월 넘게 실전 경기 감각이 부족한 박주영이다. 그 사이 무릎, 봉와직염 등으로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니었다. 지난달부터 이케다 세이고 피지컬 코치의 지도 아래 컨디션을 끌어올렸는데 이번 경기를 통해 얼마나 좋아졌는지를 체크해야 한다.
다치지 않는 게 최우선이나 박주영도 ‘뭔가’를 보여줘야 한다. 홍명보 감독의 표현대로 ‘대체불가’한 공격수라는 걸 스스로 입증해야 한다. 그게 ‘골’이라면 최상일 것이다. 홍명보호에서의 존재 이유도 그가 ‘골잡이’이기 때문이다.
박주영의 튀니지전 골은 의미도 크다. 박주영은 A매치 통산 24골(62경기)을 넣었다. 팀 내 최다 득점자다. 그런데 그의 국내 마지막 골은 꽤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지난 2011년 10월 1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던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 UAE(아랍에미리트연합)전이었다. 0-0으로 맞선 후반 6분 서정진(수원)의 침투 패스를 깨끗하게 마무리 지으면서 한국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그게 국내 축구팬에게 보여준 마지막 그의 ‘기도 세리머니’였다. 그 익숙한 세리머니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한다면 무려 960일 만이다.
박주영의 ‘킬러 본능’은 유효하다. 그리스전에서 45분밖에 뛰지 않았지만 선제 결승골을 넣는 등 가장 눈에 띄는
월드컵 출정식을 겸한 튀니지전, 박주영도 함께 웃을 수 있을까. 그리고 서울월드컵경기장을 가득 채울 축구팬에게 960일 만에 기도 세리머니를 보여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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