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서민교 기자] 요즘 가장 잘나가는 류중일 삼성 라이온즈 감독이 또 엄살이다. 삼성의 독주 체제에 대한 질문에 손사래를 치며 거부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입가에 미소는 떠나지 없었다. 더그아웃을 보며 던진 의미심장한 한 마디. “아따 이젠 덥다잉!”
류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삼성은 3년 연속 통합우승을 이루면서 이상한 징크스가 생겼다. 봄에는 약한 슬로우스타터. 날씨가 더워지는 여름부터 상승세를 타기 시작해 가을 야구서 끝장 승부를 본다. 날씨따라 삼성의 성적도 뜨거워지는 기분 좋은 징크스다. 그래서 류 감독이 더위를 느낀 말 한 마디가 더 의미심장하다.
↑ 류중일 삼성 라이온즈 감독이 최근 11연승 행진에 웃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
그러나 류 감독은 현 시점의 삼성 독주에 대해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류 감독은 27일 잠실 LG 트윈스전을 앞두고 “우린 약점이 많은 팀”이라며 “내가 봤을 땐 전력이 떨어지는 팀이 하나도 없다. 그날 컨디션 싸움이다. 좋은 투수 만나면 우리도 못 친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이어 류 감독은 “시즌 초반에는 선발진이 빨리 무너진 것이 문제였다. 11연승을 하면서 선발이 무너진 적이 없다. 불펜도 제 역할을 다했다”고 상승 이유를 설명한 뒤 “언제나 선수가 부상으로 빠질 수 있다. 대체 선수 활약 여부에 따라 성적이 달라지는 것 같다. 공백이 없는 팀이 올라가기 마련”이라고 밝혔다. 덧붙여 류 감독은 “이제 ⅓이 지났다. 엄살이 아니다. 아직 모른다”며 “그래도 독주 체제로 갔으면 좋겠다”고 웃었다.
이날 삼성은 최근 최고의 타격감을 보인 박석민을 선발에서 제외했다. 지난 25일 대구 넥센 히어로즈전에서 왼쪽 어깨 인대를 다쳐 하루 휴식을 주기로 했다. 류 감독은 “부상이 심하진 않다. 무리해서 나갈 수도 있지만, 하루 쉬고 내일 경기에 내보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삼성은 박석민이 빠지면서 6번 3루수로 백상원을 선발
한편 양상문 LG 감독은 삼성의 12연승 저지에 긍정의 신호를 보냈다. 양 감독은 “삼성을 어떻게 잡아야 하나?”라며 난감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삼성도 계속 잘하지는 않을 것 아닌가. 류중일 감독에게 읍소라도 해야겠다”고 농담을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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