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베일은 역전 결승골을, 호날두는 우승을 확정짓는 쐐기골을 터뜨렸다. 그리고 빅 이어를 가장 먼저 들어올린 건 주장 카시야스였다. 슈퍼스타들의 활짝 웃었지만 진정한 주연은 아니었다. 레알 마드리드의 ‘라 데시마(UEFA 챔피언스리그 10회 우승)’를 이끈 건 라모스와 디 마리아였다.
25일(한국시간) 열린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 무대, 레알 마드리드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상대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90분 내내 끌려 다녔고 압도당했다.
기대를 모았던 호날두, 베일, 벤제마의 BBC 라인은 침묵했다. 이렇다 할 공격을 펼치지 못했고, 전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수비진을 위협하지 못했다. 답답했다. 전반 32분 찾아온 절호의 찬스도 허무하게 날렸다.
↑ 레알 마드리드는 UEFA 챔피언스리그 통산 10번째 우승을 차지했는데 라모스와 디 마리아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사진 제공=TOPIC/Splash News |
0-1, 이대로 경기가 끝나면 따가운 비판이 쏟아질 게 자명했다. 밥상을 스스로 찬 역적이라는 오명도 뒤집어쓸지 몰랐다. 그 부진을 만회할 기회를 준 게 라모스였다.
UEFA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에서 뮌헨 원정 징크스를 깨뜨린 라모스는 결승에서도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쳤다. 패색이 짙던 후반 48분 모드리치의 코너킥을 머리로 받아 넣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수비수를 피해 절묘하게 방향을 틀으며 쿠르투아의 거미손을 뚫었다. 극적인 1-1 동점이었다.
레알 마드리드는 주도권을 잡았다. 체력이 고갈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수비는 균열이 생겼다. 그럼에도 이를 뚫지 못한 레알 마드리드였다. 슈팅 횟수는 확실히 늘었으나 호날두와 베일의 슈팅은 골문을 한참 빗나갔다.
보다 완벽한 기회를 만들어 줄 찬스 메이커가 필요했는데, 디 마리아가 그 역할을 톡톡히 했다. 연장 후반 5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볼을 가로챈 레알 마드리드는 역습을 펼쳤다. 왼
그러나 굴절된 볼은 골문 앞의 베일에게 ‘특급 택배’로 연결됐다. 베일의 가벼운 헤딩 슈팅, 그리고 역전 결승골이었다. 베일이 마무리를 지었지만 디 마리아가 다 만들어준 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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