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전성민 기자] 심판 판정에 항의하다 퇴장돼 제재금 100만원을 내게 된 김응용(73) 한화 이글스 감독은 태연했다. 판정에 불 같이 항의할 때와는 정반대의 모습이었다. 오히려 자신에게 퇴장을 내린 심판들을 감싸안았다. 야구계의 ‘큰 어른’다웠다.
23일 잠실구장에서 상벌 위원회 결과를 전해들은 김응용 감독은 “제재금을 언제까지 내면 되는 건가?”라며 구단 관계자에게 문의했다. 이어 김 감독은 “심판도 사람이다. 하다보면 실수가 나온다”고 말했다.
↑ 제재금을 받은 김응용 감독은 쿨했다. 사진=MK스포츠 DB |
제재금과 엄중 경고에 마음이 상할수도 있는 상황이지만 김응용 감독은 태연했다. 23일 더그아웃에 나온 김응용 감독은 시종일관 밝은 미소를 잊지 않으며 취재진과 대화를 나눴다.
김응용 감독은 “늙어서 추태를 부린다는 이야기를 들을까봐 항의하는 것이 걱정됐다”며 속마음을 털어놨다.
김응용 감독은 프로팀, 국가대표팀 감독은 물론 한 구단(삼성 라이온즈)의 사장까지 역임한 인물이다. 폭 넓은 경험을 통해 각자의 위치마다 다른 입장을 모두 이해하고 있다.
야구 전체를 봤을 때 심판 역시 한 부분에 속한다. 김 감독은 “심판도 사람이니 실수를 할 수 있다”는 말로 최근 연속된 오심으로 인해 곤혹을 치르고 있는 심판들을 감싸안았다.
이어 김 감독은 “내가 다해봤는데 심판은 안해봤다. 현재 나이에서는 심판을 할 수 없나?”고 취재진에 물었다. 한 개의 물음 속에 심판들의 입장을 이해하려는 김응용 감독의 많은 생각이 담겨 있었다.
이날 더그아웃에서 제재금과 퇴장은 불편한 소재가 아니었다. 오히려 타임머신 역할을 했다. 김응용 감독은 “예전에
김응용 감독은 퇴장과 제재금은 모두 머릿속에서 지워 버린 채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 집중했다. 승부사다웠고 큰 어른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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