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파주) 이상철 기자] 역대 월드컵대표팀 감독들은 이제 현장에서 물러났다. 대한축구협회 부회장, 한국OB축구회 회장, 방송 해설위원 등 저마다 위치에서 한구축구 발전을 위해 힘을 쏟고 있다.
그렇지만 그들의 머릿속에는 감독으로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참가한 월드컵에 대한 추억이 가득하다. 이미 오래 전의 일이나 그때의 일이 생생하고 또렷하다. 기분 좋기도 하나 아쉬움이 더 가득 남아있다. 2002 한일월드컵 이전에는 1승을 거두는 게 참 힘들었다. 그 세계축구의 높은 벽을 실감했던 시절의 감독들은 더욱 그러했다.
↑ 한국은 2002 한일월드컵에서 첫 승과 함께 4강 진출의 기염을 토했다. 그 전까지 4번의 월드컵에서 1승도 거두지 못했다. 가장 아쉬운 대회로 1994 미국월드컵이 꼽히는데 당시 대표팀을 맡았던 김호 감독(사진)의 생각도 다르지 않다. 사진(파주)=곽혜미 기자 |
그러나 한국은 아르헨티나, 이탈리아, 불가리아와 같은 A조에 편성됐고, 1무 2패로 탈락했다. 불가리아를 상대로 첫 승점을 땄고 이탈리아를 괴롭히며 강한 인상을 남겼기에 아쉬움은 두고두고 남는다.
김정남 감독은 “32년 만에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았으나 (나도 그렇고)다들 월드컵을 모르는 세대였다. 월드컵 경험은 물론 상대국에 관한 정보도 전혀 없었다. 훈련을 많이 했으나 준비 부족은 컸다”라며 “골키퍼가 다른 포지션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졌다. 당시에는 감독과 코치(김호곤), 코칭스태프가 2명뿐이었다. 전문 코치 같은 건 없었다. 또한, 세트피스 실점률이 높았다. 이 2가지가 너무 아쉽다”라고 소회를 밝혔다.
1990 이탈리아월드컵에 대한 기대감도 컸다. 아시아지역 예선을 무패(9승 2무)로 통과했다. 4년 전 경험이 더해 큰 성과를 올릴 것으로 기대됐지만 역대 최악의 성적인 3패로 초라하게 귀국길에 올랐다.
이회택 감독은 “당초 계획과 다르게 출국일이 늦어졌다. 1주일을 남기고 출국했는데 너무 늦게 발동이 걸렸다. 우루과이와의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가 돼서야 선수들의 몸이 풀렸다. (지금 같이)좀 더 일찍 (현지로)떠났다면 어땠을까. 좀 더 (대한축구협회에)강하게 어필했어야 했는데 그렇게 못했다”라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축구인 사이에서도 가장 아쉬운 대회로 꼽히는 게 1994 미국월드컵이다. 당시 코치로 참가했던 허정무 감독은 “2무 1패로 탈락했다.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독일에게 2-3으로 패했는데 그 경기를 참 잘 했다. 고정운이 페널티킥을 얻을 수 있었는데 주심이 불지 않았다. 이겼어도 독일에서 많이 놀라더라”라고 회상했다.
감독의 입장도 다르지 않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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