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프로농구 서울 삼성이 빈손으로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을 마감할 판이다. 이미 FA 대어들은 모두 놓쳤다. 집안 단속도 못했다. ‘FA 큰손’을 자처하고도 얻은 것 없이 잃은 것뿐이다. 이상민 감독 체제로 야심차게 돌아섰으나 당장 앞길이 막막하다.
삼성은 ‘농구명가’라는 타이틀이 무색하게 최근 우승권과는 거리가 멀었다. 삼성은 2002-03시즌부터 2010-11시즌까지 9년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을 이룬 팀이다. 그러나 2001-02시즌 이후 정규리그 우승을 한 번도 하지 못했고, 2005-06시즌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끝으로 챔피언 자리에 오르지 못하고 6강 언저리를 맴돌았다. 최근 3시즌 동안에는 두 차례나 플레이오프 탈락의 고배를 들었다.
↑ 프로농구 서울 삼성이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빈손으로 돌아섰다. 이상민 감독이 이끌고 코트에서 뛰는 김승현의 모습도 볼 수도 없게 됐다. 사진=MK스포츠 DB |
삼성은 올해 FA 시장의 큰손으로 불렸다. 대어급 선수들이 줄줄이 풀리면서 전력 보강의 기회가 생겼다. 그동안 세대교체 실패와 FA 영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지 못했기 때문에 올해가 전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그러나 빈손으로 씁쓸하게 돌아섰다.
왜 FA 시장에서 아무런 소득도 내지 못했을까. 한 마디로 ‘머니게임’에서 졌다. 또 사인&트레이드라는 조건에도 못 미쳤다.
삼성이 노렸던 FA 선수는 정통 포인트가드 김태술이었다. FA 시장이 열리기 전부터 김태술의 삼성행이 유력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았다. 그러나 조용한 승자는 전통의 라이벌인 전주 KCC였다. 김태술은 보수총액 6억2000만원(연봉 5억원, 인센티브 1억2000만원)에 KGC와 재계약을 한 뒤 KCC 강병현, 장민국과 트레이드를 하는 협약을 했다.
이성훈 삼성 단장은 “이번 FA에서 좋은 선수를 영입하지 못한 것은 아쉽다”며 “삼성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최선을 다했지만, 여러 조건이 맞지 않았다. 특히 사인&트레이드를 하는 과정에서 다른 구단에 밀릴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농구계에서는 “삼성이 FA 영입 전쟁에 너무 소극적으로 임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또 삼성은 김태술 카드를 빼앗기면서 백업 자원으로 쓸 수 있는 김승현과 작별했다. 이상민 감독의 김승현에 대한 재계약 요청도 통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이 단장은 “이상민 감독의 요청이 있었던 것은 맞지만, 구단과 논의한 끝에 젊은 선수들로 팀을 재건하는 쪽으로 합의를 해서 결정한 일”이라고 밝혔다. 이어 “재능이 많은 김승현 선수에게도, 이상민 감독에게도 미안한 마음이 크다”고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삼성은 FA로 전력 보강을 이루지 못한 채 다가오는 2014-15시즌을 준비하게 됐다. 이제 바라볼
[min@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