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꼬일 대로 꼬였던 LG 트윈스가 술술 풀리기 시작했다. 감독 교체라는 ‘극약처방’ 효과다. 양상문 감독이 LG 선수들을 깨웠다. 김기태 전 감독의 자진 사퇴 충격에서 벗어난 LG가 지난해 기억을 되살리며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
LG는 올 시즌 첫 연승과 두 번째 위닝시리즈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았다. 12승23패1무 9위. 여전히 갈 길은 멀다. 그러나 반등의 조짐이 보인다. 선수들의 심리적 안정화가 가져온 변화다.
↑ LG 트윈스 마무리 투수 봉중근이 위기에서 팀을 구하는 수호신으로 돌아왔다. 사진=김재현 기자 |
LG는 올 시즌 내내 이상하게 꼬였다. 수차례 맞은 접전 경기서 무릎을 꿇었다. 공‧수, 투‧타 밸런스가 엇나갔다. 신구조화도 사라졌고, 뒷심도 약했다. 최악의 성적표를 낼 수밖에 없는 모든 악조건이 쏟아졌다. 지난해와 정반대 현상들이었다.
그러나 최근 두 경기서 다시 제자리로 돌려놨다. 집중력이 안정을 불렀다. 득점권 찬스에서는 쉽게 점수를 냈고, 위기 상황은 호수비와 탄탄한 투수진으로 넘겼다.
LG는 최근 두 경기서 단 1실점만 했다. 양상문 감독의 데뷔전이었던 13일 잠실 롯데 자이언츠전에선 선발투수 에버렛 티포드의 6이닝 무실점 호투와 이동현-정찬헌-봉중근으로 이어진 필승조가 5-0 영봉승을 지켰다. 14일 롯데전은 선발투수 임정우가 2⅓이닝 만에 불의의 부상으로 빠졌다. 예상치 못한 상황서 7명의 불펜진이 1실점으로 롯데 타선을 잠재웠다. 양 감독의 한 박자 빠른 투수 교체 타이밍도 절묘했다.
실점을 최소화시킨 것은 마운드의 힘만 있었던 것이 아니다. 시즌 초반 실책에 무너졌던 LG의 호수비가 쏟아졌다. 3루수 조쉬벨과 유격수 오지환의 내야수비, 중견수 박용택과 좌익수 정의윤의 외야수비는 환상적이었다. 또 포수 최경철의 안정적인 리드와 두 경기 세 차례 도루 저지는 압권이었다. 양 감독이 걱정했던 안방 불안증을 해소할 만했다.
타선의 집중력도 살아났다. 찬스에 강했다. 박용택이 톱타자로 나서면서 테이블을 깔았고, 이진영과 조쉬벨 등 중심타선이 적시적소에 해결을 해냈다. 부진했던 오지환도 테이블세터에 복귀하며 자신감을 찾았다. 베테랑과 젊은 선수들이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루기 시작했다.
방향을 잃고 표류했던 LG 선수들이 정신을 바짝 차렸다. 짜임새가 갖춰졌다. 확실한 안정세로 돌아서며 자신감도
LG 선수들의 심리적 변화가 가져온 반전 효과는 컸다. 지난해 ‘필승공식’을 몸이 기억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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