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오승환(32·한신 타이거즈)의 ‘끝판’이 좀 더 길어질 전망이다. 소속팀 한신이 오승환 1이닝 투구 제한 철폐를 검토 중이다.
한신은 올 시즌을 앞두고 마무리 투수 오승환을 영입하면서 1이닝으로 투구를 제한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과거 뒷문을 든든하게 지켰던 후지카와 규지(34·시카고 겁스)를 시즌 초반부터 무리하게 기용하다가 우승을 다투는 후반기 제대로 쓰지 못한 좋지 않은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와다 유타카 한신 감독이나 나카니시 기요오키 투수코치도 “시즌 후반이라면 모를까 초반부터 무리시키지 않는다”는 입장이었다. 오승환 기용법은 철저하게 지켜졌다. 13일 현재 15경기에 출전한 오승환이 소화한 이닝은 정확히 15이닝이다.
↑ 1이닝 이상도 OK? 고시엔 끝판왕 오승환(32·한신 타이거즈)의 기용법이 바뀔 전망이다. 이에 따라 한신의 끝판은 더욱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사진=천정환 기자 |
이는 팀 사정과 관련 있다. 최근 한신의 중간 계투진이 난조를 보이고 있기 때문. 지난 10일 고시엔 요미우리전에서는 오승환 앞에 나오는 셋업맨 후쿠하라 시노부(38)가 3-1로 앞선 8회 마운드에 올랐다가 동점을 허용하고 마운드를 오승환에게 넘겼다. 오승환은 9회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지만 한신은 연장 접전 끝에 6-3으로 패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후쿠하라는 11일 오른발 내전근 손상으로 1군에서 말소됐다.
지난해 58경기에서 4승2패23홀드1세이브 평균자책점 2.28을 기록했던 안도 유야(37)도 불안하다. 올 시즌 16경기에서 평균자책점이 3.65까지 치솟았다. 왼손 불펜인 가토 고스케(36)는 12경기에서 평균자책점 5.00에 이른다. 역시 지난해 화려했던 성적(61경기 1승2패16홀드1세이브 평균자책점 1.97)과 비교하면 부진한 투구다.
히로시마와의 경기가 2연전이라는 점도 오승환의 이닝 제한 철페에 영항을 미쳤다. 한신은 이번 히로시마와의 원정 2연전을 히로시마가 아닌 돗토리현 요네코구장에서 펼치게 된다. 이후 목요일인 15일 휴식을 취한 뒤 16일부터 18일까지 홈구장인 고시엔구장서 요코하마와 3연전을 펼친다. 또 센트럴리그 선두를 달리는 히로시마에 3경기차로 뒤져있는 한신이 히로시마와의 2연전에 총력전을 선언한 점도 오승환이 1이닝 이상 대기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오승환의 투구이닝 조정이 이번 히로시마 2연전에만 적용될지 20일부터 열리는 퍼식픽리그 팀들과의 교류전까지 이어질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교류전이 2연전 후 하루 쉬는 일정으로 짜여져 있어 오승환이 1이닝 이상 던질 가능성은 높다. 한신 사정에 정통한 일본 야구관계자는
어쨌든 오승환은 1이닝 이상 던져도 문제없다는 자세다. 그는 “팀 사정에 따라서 컨디션을 맞추겠다”고 말해왔다. 그는 삼성에서 뛰던 지난해 두산과의 한국시리즈에서 4이닝을 소화한 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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