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토종 홈런왕의 자존심 박병호(28‧넥센 히어로즈)가 외국인 타자들의 눈에도 대단하긴 한가 보다. 조쉬벨(28‧LG 트윈스)도 박병호를 직접 찾아 이례적인 관심을 보였다.
지난 11일 LG와 넥센의 경기를 앞둔 목동구장. 넥센 연습시간이 끝날 무렵 조쉬벨이 그라운드로 나가 박병호를 찾았다. 잠깐 대화를 나눈 박병호는 자신의 배트를 들고 다시 조쉬벨과 얘기를 나눴다. 조쉬벨은 박병호의 배트를 건네받은 뒤 몇 차례 스윙을 해본 뒤 다시 박병호에게 배트를 건넸다.
↑ 지난 11일 오후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2014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와 LG 트윈스의 경기전 LG 조쉬벨이 넥센 박병호의 배트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사진=한희재 기자 |
조쉬벨의 궁금증에 흔쾌히 화답한 박병호는 “궁금해서 그랬던 것 같다”며 “내가 잘 쳐서 그런 건 절대 아닌 것 같다”고 손사래를 쳤다.
조쉬벨이 상대 타자에게 이런 관심을 보인 것은 처음이다. 특히 홈런 레이스를 벌이고 있는 타자가 경쟁 상대의 배트를 직접 만져보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다. “이례적인 일”이라는 것이 LG 구단 관계자의 설명이다.
조쉬벨은 스프링캠프 때부터 국내 타자들에게 관심이 많았다. 외국인 타자임에도 불구하고 이병규(9번)와 이진영 등 LG 타자들의 타격 폼을 보고 배우는 등 적극적이었다. 이런 노력이 LG 영입 당시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던 조쉬벨을 성장시켰다는 평가도 많았다.
역설적으로 박병호의 위상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한 장면이기도 했다. 박병호는 이날 LG 선발 코리 리오단을 상대로 솔로포를 터뜨리며 홈런 14개로 이 부문 단독 선두를 굳건히 지켰다. 같은 날 홈런을 추가한 이 부문 2위 호르헤 칸투(10개‧두산 베어스)와의 격차도 4개로 유지했다. 현재 페이스라면 50홈런도 가능하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또 박병호는 타율을 3할4리로 끌어올렸고, 출루율 4할6푼3리(3위) 25타점(공동 10위) 33득점(1위) 29볼넷(1위)을 기록하며 외국인 타자가 득세를 보이고 있는 올 시즌 토종의 자존심을 세우고 있다.
8번째 홈런 이후 5월 들어 침묵하고 있는 조쉬벨이 박병호에게 관심을
박병호는 외국인 타자가 합류한 올 시즌을 두고 “외국인 타자는 경쟁 상대가 아닌 내가 배울 상대”라고 했다. 그러나 시즌이 중반으로 흐르면서 박병호가 오히려 외국인 타자들에게 뜨거운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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