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로스앤젤레스) 김재호 특파원] 미국 프로스포츠가 또 한 번 진보했다. 지난 2월 커밍아웃(스스로 동성애자임을 밝히는 것)을 한 미식축구 유망주 마이클 샘이 프로미식축구(NFL)에 지명, 역사상 최초로 현역 동성애 NFL 선수가 탄생했다.
샘은 11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에서 진행된 NFL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7라운드 34순위(전체 249순위)로 세인트루이스 램즈에 지명됐다.
샘은 지난 2월 10일 ‘ESPN’을 통해 방영된 인터뷰에서 “나는 내가 동성애자임을 자랑스럽게 밝힌다”며 커밍아웃했다. 그의 팀 동료들과 코칭스태프는 지난 8월부터 이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2009년부터 미주리 주립대의 수비를 담당하고 있는 그는 2013년 사우스이스턴 컨퍼런스(SEC) 올해의 수비 선수로 선정됐고, ‘스포르팅 뉴스’의 월터 캠프가 선정하는 올 아메리칸 팀에 뽑히는 등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미식축구에서는 지금까지 크왐 해리스, 데이브 코페이 등이 현역 은퇴 이후 커밍아웃한 적은 있었지만, 현역 선수가 커밍아웃한 사례는 없었다. 샘은 이번 드래프트에서 지명을 받으며 최초의 동성애자 현역 NFL 선수로 이름을 남기게 됐다.
미국은 동성애 결혼이 합법화 되는 등 성에 대한 장벽이 허물어지고 있는 추세다. 이러한 바람은 스포츠계에도 불고 있다. 지난해 프로농구 선수인 제이슨 콜린스가 4대 프로스포츠 현역선수로서는 최초로 커밍아웃했으며, 축구 선수 로비 로저스도 동성애임을 밝혔다
그러나 남성적인 분위기가 강한 NFL에서 이를 수용할 수 있을지는 논란의 대상이었다. 익명을 요구한 NFL 구단 관계자는 ‘ESPN’과의 인터뷰에서 샘이 드래프트에 지명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기도 했다. 7라운드 후반까지 그의 이름이 불리지 않으며 이는 현실로 되는 듯했으나, 극적으로 지명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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