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주 ‘전술’-박주호 ‘부상’ 때문에 ‘쓴맛’

[매경닷컴 MK스포츠(파주) 이상철 기자] 깜짝 탈락의 주인공은 박주호(마인츠)와 이명주(포항)였다. 8일 발표된 2014 브라질월드컵 본선 최종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박주호는 부상 때문에, 이명주는 전술 때문에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박주호와 이명주는 당초 홍명보호 승선 가능성이 점쳐졌다. 윤석영(QPR)이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하며 지지부진한 사이, 박주호는 측면 수비수와 측면 미드필더, 수비형 미드필더로 다재다능한 실력을 뽐냈다.

↑ 박주호(오른쪽)는 부상 때문에 홍명보 감독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 사진(파주)=한희재 기자

지난해 포항의 ‘더블’을 이끈 이명주 역시 올해 가장 도드라진 활약을 펼쳤다. 9경기 연속 공격포인트(4골 7도움)를 올리며 K리그 무대에서 뛰는 선수들 가운데 가장 빛났다. 하대성(베이징 궈안)과 박종우(광저우 부리)가 뚜렷한 활약을 펼치지 못했기에 이명주의 주가는 더욱 올라갔다.
하지만 8일 파주NFC(대표팀 트레이닝센터)의 풋살구장에서 홍명보 감독이 일일이 발표한 23명의 선수에 이명주와 박주호의 이름은 빠졌다.
박주호의 탈락은 부상 탓이 컸다. 홍명보 감독은 “박주호의 몸 상태가 완전치 않다. 아직 실밥도 풀지 않았다. 조기 귀국해 치료를 받았으나 아직 상처가 남아있다고 들었다. 완전히 회복할 때까지를 놓고 고심했는데 부상 재발 가능성도 우려되는 등 (월드컵 본선 개막 전까지)어렵다고 판단했다”라고 박주호의 탈락 배경을 설명했다.
이명주는 부상도, 기량 부족도 아니었다. 홍명보호의 색깔도 맞지 않았다. 공격형 미드필더와 수비형 미드필더를 맡을 수 있는데 어느 포지션에서도 구자철(마인츠), 이근호(상주), 김보경(카디프 시티), 하대성(베이징 궈안), 한국영(가시와 레이솔) 등 기존 선수들과 비교해 확실한 우위를 잡지 못했다.
홍명보 감독은 “이명주는 분명 좋은 선수다. 그러나 포항에서 뛰는 포지션을 고려했을 때 기존 공격수와 경쟁이 불가피하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내려가도 기성용, 한국영, 하대성이 있다. 그런데 수비 성향이 강한 한국영이 경고 누적 등으로 결장하는 걸 고려했을 때 대체자원이 필요했다”라며 전술적인 문제로 이명주가 아닌 박종우(광저우 부리)를 뽑았다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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