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2006년 이후 8년 만에 아시아 정상 등극을 노렸던 전북이 2년 연속 16강 탈락 위기에 몰렸다. 말 그대로 위기다. 그 안에 희망도 있고 극복해 내면 된다. 포기는 이르나, 적어도 잊고 있던 ‘역전의 명수’라는 DNA가 깨어나야 한다.
전북은 지난 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가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16강 포항과의 1차전에서 1-2로 역전패했다.
↑ 전북은 AFC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에서 포항에게 1-2로 패해 탈락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전북은 역대 AFC 챔피언스리그 토너먼트 1차전보다 2차전 성적이 더 좋았다. 사진(전주)=한희재 기자 |
그렇다고 ‘이제 끝났다’라고 낙담할 정도는 아니다. 1골차 패배, 절대 못 뒤집을 건 아니다. “흐름은 언제 어떻게 바뀔지 모른다”라는 황선홍 포항 감독의 발언대로 180분 경기의 승자는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 오직 하늘만이 알며, 전북 또한 그 승자가 될 수 있다. 확률이 낮을 뿐이지 절대 안 되는 게 아니다.
다만 과거 ‘역전의 명수’라는 별명답게 그 특기를 되살릴 필요가 있다. 전북은 2006년 잇단 뒤집기로 AFC 챔피언스리그 정상에 올랐다.
특히 토너먼트에서 뒤집기 신공을 펼쳤는데 8강과 준결승에서 1차전을 지고도 2차전에서 대승을 거둔 바 있다. 준결승에서 K리그 팀인 울산에게 홈에서 먼저 2-3으로 패했지만 원정에서 4골을 퍼부으며 결승행 티켓을 땄다. 모두가 ‘아시아의 깡패’로 명성이 자자한 울산이 이길 것이라던 예상을 보기 좋게 깼다. 8년 전 울산에서의 기적을 포항에서 재현하겠다는 것이다. 그 경험을 잊지 않고 있다.
또한, 전북의 첫 경기 패배는 꽤 익숙하다. 전북은 AFC 챔피언스리그로 개편된 이래 지난해까지 토너먼트 홈 앤드 어웨이 라운드를 총 8번 했다. 그 가운데 1차전을 패한 게 6번으로 75%에 이르렀다. 반면 2차전 승률은 62.5%(5번)으로 1차전보다 높았다.
1차전을 패하고도 2차전을 승리한 게 4번이었으니 66.7%로 확률이 꽤 높았다. 그리고 그 4번 중 3번은 짜릿한 역전 드라마 연출로 다음 라운드 진출에 성공했다. 1차전 패배 시 다음 라운드 진출이 50% 확률인 셈이다. 아주 절대적으로 불리한 수치가 아니다. 전북이 토너먼트에서 2연패를 한 건 우라와 레즈(2007년 8강), 가시와 레이솔(2013년 16강) 등 일본 J리그 팀과 대결뿐이었다.
전북이 짜릿한 뒤집기를 위해선 무엇보다 ‘선제골’이 중요하다. 황선홍 감독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이다. 황선홍 감독은 “1차전을 이겼지만 2차전이 남아있다. 냉정해져야 하는데 (2차전)선제 실점이 가장 위험하다”라고 했다.
전북을 올해 역전의 명수는 아니었다. 공식 19경기를 치러 9승 4무 6패를 기록하고 있다. 9승 가운데 역전승은 단 1번도 없었다. 8번이 무실점 승리였다. 실점을 했던 지난달 26일 경남전도 2-0으로 앞선 가운데 1골을 내준 것이었다.
전북이 먼저 실점할 경우 승률은 매우 낮아지는 셈이다. 리드를 못 지키고 비기거나 패한 적
전북으로선 8년 전처럼 역전의 명수라는 ‘DNA’가 되살아나야 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선 선제 득점이라는 조건을 갖추는 게 중요하다. 최강희 전북 감독도 “흐름이란 게 반전될 수도 있는 것이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8년 전 아시아를 놀래켰던 ‘강희대제’로서 한 다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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