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로스앤젤레스) 김재호 특파원] 한 이닝에만 6개의 볼넷이 나오는 진기록이 지난 6일(한국시간) 애너하임에서 나왔다. 그러나 뒷맛은 개운치 못했다.
애너하임의 엔젤 스타디움에서 열린 뉴욕 양키스와 LA엔젤스의 경기가 그 무대였다. 1-1로 팽팽하게 맞선 승부는 8회말 갑자기 홈팀 엔젤스쪽으로 기울었다. 숀 켈리가 첫 타자 콜린 카우길을 볼넷으로 내보냈고, 이어 2사 1루에서 알버트 푸홀스, 라울 이바네즈, 호위 켄드릭에게 연달아 볼넷을 내주며 한 점을 내줬다. 이어 마운드에 오른 맷 손튼, 프레스톤 칼리본도 볼넷 한 개씩을 내줘 볼넷 6개로만 3점을 헌납했다. 양키스는 1-4로 패했다.
↑ 뉴욕 양키스가 감독 퇴장 이후 볼넷 6개를 내주며 패했다. 사진= MK스포츠 DB |
불펜 투수들의 제구가 흔들렸다고 넘길 수 있지만, 뒷맛이 개운치 못하다. 8회초 상황 때문이다. 8회초 양키스는 상대 선발 제레드 위버를 맞아 세 타자가 연달아 안타를 때리며 무사 만루 기회를 만들었다. 이어진 브렛 가드너 타석, 볼카운트 1볼에서 위버의 2구째 투심 패스트볼이 낮게 들어갔지만, 라즈 디아즈 주심은 스트라이크를 선언했다.
그러자 조 지라디 양키스 감독이 뛰쳐나왔다. 지라디는 이미 2회 켈리 존슨의 루킹 삼진 당시 디아즈 주심이 자신을 가리키며 손가락을 흔든 것에 화가 나있던 상황. 그는 모자를 팽개치며 언성을 높였고, 디아즈 주심도 이에 지지 않고 퇴장 명령을 내렸다. 이후 가드너가 삼진, 데릭 지터가 병살타로 물러나며 양키스는 만루 기회를 날렸다.
공교롭게도 그 이후 6볼넷 기록이 나왔다. 양키스 입장에서는 판정에 피해를 봤다고 생각할 수 있는 상황. 볼넷 4개를 내주고 내려간 켈리도 그렇게 생각했는지 더그아웃으로 들어가던 도중 디아즈 주심과 언쟁을 벌였고, 역시 퇴장 조치됐다. ‘MLB.com’은 ‘양키스가 경기 내내 디아즈 주심의 스트라이크존에 애를 먹었다’며 이 장면을 꼬집었다.
지라디는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도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그는 “우리는 함께 일하는 동반자임에 틀림없지만, 오늘은 온통 모순덩어리였다”면서 “아무도 주심을
진기록의 희생양이 된 켈리는 침착했다. “첫 타자를 볼넷으로 내보낸 것부터 실수였다”면서 “경기할 때는 외적인 변수는 모두 차단하고 투구에만 집중해야 한다. 오늘은 날이 아니었다”며 자신의 실수를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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