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하석주 전남 감독은 기대 이상으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음에도 아쉬움을 토로했다. 하나는 연승 흐름을 잘 잇지 못한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원정보다 낮은 홈 승률이다.
전남은 올해 연승이 딱 1번(경남 3-2 승/울산 1-0 승)이었다. 홈에서는 2승 1무 2패로 승률 50%다. 원정에서 3승 1무 1패로 강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전남은 전통적으로 안방의 강자였는데 그 특색이 뒤바뀌었다.
↑ 전남은 K리그 클래식 12개 팀 가운데 홈 최다 실점을 기록하고 있다. 4일 상주와의 홈경기에서도 3실점을 기록했다. 이 때문에 다 잡은 승리를 놓칠 뻔했지만 후반 43분 송창호의 극적인 결승골로 웃었다. 사진=MK스포츠 DB |
그만큼 4일 상주와의 홈경기를 벼른 전남이다. K리그 클래식 연승과 함께 홈 승률을 올릴 기회였다. 특히, 하루 전날 1위 포항과 2위 전북이 나란히 패했던 터라 전남으로선 순위를 향상시킬 찬스였다. 상주를 이길 경우 3위까지 도약 가능했다.
흐름은 매우 좋았다. 전남은 전반 8분 만에 유지훈의 프리킥 슈팅을 못 막으며 끌려갔다. 그러나 전반 17분 이종호의 골을 신호탄으로 전반 29분 방대종, 전반 30분 이현승의 연속골이 터졌다. 13분 동안 3골을 몰아쳤는데 후끈 달아오른 ‘용광로 축구’를 엿본 대목이었다.
전남은 이후에도 스테보, 이종호, 레안드리뉴 등이 활기찬 몸놀림을 선보이며 상주를 압박했다. 골키퍼 김병지의 선방까지 더해지면서 수월하게 승리를 거머쥐는 듯 했다.
그러나 이번에도 경기를 잘 하고도 승리를 놓쳤다. 측면에서 크로스 허용이 잦았는데 결국 그게 문제였다. 후반 4분과 후반 14분 측면 크로스에 이은 하태균과 이상호의 잇단 슈팅을 막지 못했다. 전남 수비의 대인 방어 미스도 겹쳤다.
전남으로선 악몽이 되살아나는 듯 했다. 또 경기를 잘 하고도 승점 3점을 놓치는 듯 했다. 거센 공세를 펼쳤으나 골 운이 따르지 않았다. 오히려 후반 39분 이근호의 중거리 슈팅이 오른 골포스트를 살짝 벗어났다. 가슴 철렁거린 순간이었다.
3골을 넣고도 3골을 잃어 다 잡은 승리를 놓치는가 싶었다. 하지만 승리를 향한 전남의 의지는 강했다. 시즌 1경기 최다 실점을 한 전남은 시즌 1경기 최다 득점까지 기록했다. 후반 43분 코니의 헤딩 패스를 받은 송창호가 마무리를 지으면서 짜릿한 승리를
홈 6경기에서 10실점으로 경기당 평균 1.67실점이다. K리그 12개 팀 가운데 홈 최다 실점이다. 지나치게 많은 실점으로 승리를 또 놓치는가 했지만 이번에는 화끈한 공격력을 앞세워 웃었다. 그리고 시즌 두 번째 연승 흐름을 탔다. 다만 보다 수월한 홈 승점 사냥을 위해선 실점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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