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세영 기자] 그야말로 우여곡절이 많았던 시즌이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카디프시티는 결국 51년 만에 떠났던 달콤한 프리미어리그 여행을 한 시즌 만에 마무리했다.
카디프는 3일 밤 11시(한국시간) 영국 뉴캐슬어폰타인 ‘세인트제임스파크’에서 펼쳐진 2013-1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37라운드 뉴캐슬과의 원정경기에서 0-3으로 완패하며 강등을 확정했다.
이날 패배로 ‘최하위’ 카디프는 강등을 면치 못했다. 잔류 마지노선인 17위 선덜랜드는 같은 날 맨유를 1-0으로 격파하며 승점 35점을 확보했다. 승점 30점에 그친 카디프는 마지막 첼시와의 경기결과에 상관없이 다음 시즌 챔피언쉽(2부리그) 행을 확정지었다.
↑ 카디프는 시즌 초반 돌풍을 일으켰지만, 반환점을 도는 12월과 1월 성적은 최악이었다. 두달 동안 카디프는 단 1승(2무 8패)에 그쳐 강등권으로 추락했다. 사진제공=TOPIC /Spalsh News |
특히 이날은 김보경이 선발로 출전했지만, 진한 아쉬움만 더했다. 별다른 영향력 없이 45분을 소화하며 팀의 강등을 막지 못해 국내 팬들의 안타까움을 샀다. 한 시즌 만에 또 다시 2부리그로 떨어진 카디프의 파란만장했던 프리미어리그 여정을 되돌아본다.
▲전반기는 ‘돌풍’의 주역(4승6무9패, 승점18점 획득)
리그 초반 카디프는 돌풍의 주역이었다. 맨체스터 시티(3-2 승)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2-2 무)를 상대로 극적인 승부를 벌이며 1부리그 첫해 무시 못 할 저력을 발휘했다. 특히 김보경은 맨체스터 형제(1골 1도움)들을 상대로 화끈한 공격력을 과시했다. 맨시티를 상대로는 과감한 돌파로 팀의 리그 첫 골을 도왔고, 맨유와의 홈경기에선 자신의 데뷔골이자 후반 추가시간 극적인 동점골로 팀을 구했다. 그러나 카디프는 박싱데이 기간이 겹쳐있는 12월부터 점차 하향세를 걷기 시작했다. 준수했던 성적은 빡빡한 일정을 버티지 못하고 추락하고 말았다.
↑ 카디프시티는 시즌 중 말키 멕케이 감독과 빈센트 탄 구단주(사진) 사이에서 빚어진 갈등 때문에 팬들을 괴롭게 했다. 사진제공=TOPIC /Splash News |
▲잘 나가던 카디프, 변수는 다름 아닌 구단주
시즌 초부터 불거진 말키 멕케이 감독과 빈센트 탄 구단주 간의 갈등은 12월 들어 극에 달했다. 탄 구단주는 독단적인 팀 운영으로 팬들과도 마찰이 심했다. 유니폼 색상 교체 문제부터 아들 친구를 고용하는 인사문제까지 지나치게 구단 행정에 관여해 감독과 팬들로부터 원성을 샀다. 그 뿐만 아니라 ‘생일에 8(말레이시아에서 재물을 상징하는 숫자)이 들어가는 선수를 영입하라’고 지시하는 등 기행을 펼치며 선수 기용문제까지 월권을 행사했다. 카디프는 차분히 승점을 쌓아왔지만, 팀 성적은 이 때부터 곤두박질치기 시작했다.
탄 구단주는 사비로 500억 원이 넘는 금액을 투자하며 팀을 인수한 지 2년 만에 1부리그 승격을 일궈냈다. 당시만 해도 팬들의 사랑을 독차지했던 그지만, 승격 이후 과욕을 부린 것이 화근이었다. 그는 만회를 위해 ‘솔샤르’ 카드를 내밀었지만, 효과는 미미했다. 팬들과의 갈등을 돌이킬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 올 1월 솔샤르 감독이 새롭게 부임했지만, 극적인 효과를 보진 못했다. 결국 카디프는 다음 시즌 2부리그에서 뛰어야 한다. 사진제공=TOPIC /Splash News |
▲후반기는 ‘무기력’ 결국 강등행(3승3무12패, 승점12점 획득)
카디프는 결과적으로 감독 교체 이득을 보지 못한 케이스다. 1월 이적시장에서 올레 군나르 솔샤르 감독을 비롯해 대거 선수들을 영입하며 호기롭게 후반기를 시작한 카디프였다. 그러나 결국 강등을 면치 못했다. 솔샤르 감독은 FA컵 데뷔전에서 승리를 맛보긴 했지만, 리그에서 3연패를 당하며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다. 카디프는 1월 강팀(아스날 맨시티 맨유 등)과의 리그 4연전에서 모조리 패하며, 본격적인 강등 순위권으로 추락했다.
카디프는 특히 부족한 득점력을 메우기 위해 공격진을 대폭 강화했다. 윌프레드 자하, 파비우 다 실바(이상 맨유), 켄와인 존스(스토크시티) 같은 EPL스타들과, 노르웨이 3인방(마그누스 에이크렘, 마츠 델리, 조 베르게트)등을 대거 영입했지만, 득점 문제는 여전했다. 김보경도 솔샤르 감독 부임과 함께 입지가 조금씩 줄어 교체와 선
리그 막판으로 갈수록 특유의 끈질긴 모습도 사라진 카디프다. 솔샤르 감독은 공격수 자하와 존스를 적극 활용하긴 했지만, 오히려 기존에 있던 머치와 위팅엄의 공격 능력과 콜커, 카라 등 중앙 수비수들의 의존해 골을 뽑아냈다. 솔샤르 감독의 프리미어리그 데뷔는 결국 실패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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