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뮌헨 원정 징크스? 코웃음을 치게 했다. 모두의 예상은 빗나갔다. 과거 기록 따윈 필요가 없었다.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의 4-0 완승(1,2차전 합계 5-0)이었다. 놀라움의 승리였다. 레알 마드리드야 그런 능력을 갖췄다고 하나 상대는 바이에른 뮌헨(독일)이었다. 1무 9패. 지금껏 바이에른 뮌헨 원정에서 단 한 번만 패하지 않았던 레알 마드리드가 가장 중요한 순간에서 첫 승리를 거뒀다.
↑ 안첼로티 감독의 덧칠로 레알 마드리드는 보다 완벽해졌다. 12시즌 만에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 무대를 밟았다. 사진 제공=TOPIC/Splash News |
바이에른 뮌헨보다 레알 마드리드가 더 완벽했고 더 강했다. 1주일 전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효율성을 극대화했던 레알 마드리드였다. 단단한 수비와 함께 예리한 역습으로 바이에른 뮌헨을 무너뜨렸다. 극단적인 볼 점유율 차이의 무의미를 보여준 ‘한방’이었다.
이번에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바이에른 뮌헨은 홈 이점을 살려 초반부터 거세게 몰아붙였지만 레알 마드리드의 수비는 흔들림이 없었다. 반면 바이에른 뮌헨의 수비는 흔들렸다.
그리고 레알 마드리드의 ‘준비된 카드’는 무서웠다. 수비와 역습이 1차전 키워드였다면 2차전 키워드는 세트피스였다.
전반 16분 모드리치가 올린 오른 코너킥을 라모스가 머리로 받아 넣더니 4분 뒤에는 디 마리아의 프리킥을 또 라모스가 헤딩 득점으로 연결했다. 위치만 다소 다를 뿐, 판박이를 보듯 조직적인 패턴 플레이였다. 바이에른 뮌헨은 한 번 당한 걸 또 당했다.
원정 다득점 원칙에 따라 바이에른 뮌헨은 결승에 오르기 위해 레알 마드리드보다 2골을 더 넣어야 했다. 상당히 부담스러웠다. 경기 시간이 많이 남았다 해도 레알 마드리드의 수비를 뚫긴 힘들었다. 전반 25분이 되서야 첫 슈팅을 날릴 정도였다. 그래도 라인을 올릴 수밖에 없던 바이에른 뮌헨이었는데 레알 마드리드는 이를 놓치지 않았다.
조급한 바이에른 뮌헨의 볼을 차단한 레알 마드리드는 전반 34분 세 번째 골을 터뜨렸다. 그토록 연습했을 ‘역습’이 통했다. 수비 진영에서 길게 넘어온 볼을 잡은 벤제마가 베일에게, 베일은 호날두에게 연결했다. 그리고 호날두는 마무리를 지었다. 간결하지만 매우 무서운 ‘한방’이었다.
그걸로 끝이었다. 바이에른 뮌헨이 5골을 넣는 건 어렵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레알 마드리드의 방패는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단단해졌다. 그러나 바이에른 뮌헨의 창은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바이에른 뮌헨의 어떤 카드도 소용이 없었다. 참패를 막기 어려웠고 기적은 없었다. 반면, 레알 마드리드의 카드는 잇달아 대박을 쳤다. 그러면서 뮌헨 원정 징크스와 함께 UEFA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징크스도 모두 깨뜨렸다. ‘라 데시마’에 바짝 다가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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