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서민교 기자] 넥센 히어로즈 브랜든 나이트가 또 부진한 투구로 5이닝도 책임지지 못했다. 그러나 넥센에는 ‘믿을맨’ 조상우가 있었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29일 잠실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나이트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올 시즌 나이트의 불안감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 나이트는 이날 경기 전까지 4경기서 1승1패 평균자책점 4.35를 기록했다. 5이닝을 소화하지 못한 경기만 두 차례. 퀄리티스타트는 한 차례에 불과했다.
↑ 29일 잠실야구장에서 벌어진 2014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4회 말 2사 만루에서 넥센 선발 나이트가 김현수를 중견수 플라이로 잡고 이닝을 종료시킨 후 글러브를 깨물며 더그아웃으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잠실)=김재현 기자 |
염 감독은 나이트에 대한 신뢰는 변함이 없었다. 염 감독은 “커리어가 중요하다. 16승은 일시적 성적이라 안 믿지만, 이후 또 12승을 했다. 공만 낮아지면 또 16승도 가능한 투수”라고 믿음을 보였다.
그러나 나이트는 이날도 염 감독의 기대에 빗나갔다. 또 5이닝을 채우지 못했다. 나이트는 5-2인 5회말 1사 1, 2루서 조상우와 교체됐다. 이날 나이트의 성적은 4⅓이닝 6피안타 5볼넷 2실점. 염 감독이 지적한 92개의 많은 투구수로 3점차 리드에도 조기강판이 될 수밖에 없었다. 염 감독은 나이트에 대한 아쉬움을 조상우로 풀었다. 올 시즌 필승조로 나서고 있는 조상우는 12경기서 2승3홀드 평균자책점 2.87을 기록하고 있다. 이날 경기 전까지 5경기(6⅔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을 펼쳤다.
염 감독은 “조상우가 중간에서 역할을 잘해주고 있다. 구위보다 중요한 것이 멘탈이다. 조상우는 선발보다 중간이나 마무리로 나설 때 리그 톱클래스에 빨리 오를 수 있다”며 “이미 중간에서 톱인데 선발로 돌릴 이유가 없다. 올해에는 투구폼도 많이 부드러워져 밸런스와 안정감이 좋아졌다”고 극찬을 쏟아냈다.
나이트에 이어 5회말 1사 1, 2루 위기서 마운드에 오른 조상우는 볼넷 1개를 내주긴 했지만, 실점 없이 두산 타선을 잠재웠다. 6회에도 깔끔한 삼자범퇴로 자신의 역할을 완벽히 해냈다. 염 감독의 믿음에 보답한 조상우는 7회말 송신영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이날 승리의 최고 수훈갑이었다.
↑ 29일 잠실야구장에서 벌어진 2014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5회 말 2사 만루에서 넥센 조상우가 두산 장민석을 삼진으로 잡아 위기를 넘긴 후 동료들의 축하를 받으며 더그아웃으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잠실)=김재현 기자 |
넥센은 이날 승리로 15승8패를 기록하며 단독 선두를 지켰다. 2승 도전에 실패한 나이트 대신 1⅔이닝 무실점 호투한 조승우가 시즌 3승째를 챙겼고, 송신영과 한현희가 홀드, 마무리 손승락이 세이브를 추가했다. 타선에서는 서건창(3안타)과 로티노(2안타)가 멀티안타를 기록했다.
반면 두산은 선발투수 볼스테드가 4⅔이닝 10피안타 2볼넷 5실점으로 무너지면서 패전투수(1승2패)가 됐고, 2연패를 당해 시즌 12승11패를 기록했다. 두산은 나이트가 내려간 5회말 찬스를 놓친 것이 뼈아팠다. 9회말 2사 후 손승락을 상대로 세운 김현수의 통산 67번째 1000안타 기록도 팀의 패배로 빛이 바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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