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로스앤젤레스) 김재호 특파원] 익숙한 이의 익숙지 않은 모습은 혼란을 불러온다. 류현진(27·LA다저스)을 바라보는 지금의 시각이 그렇다. 어렵고 혼란스런 문제일수록, 원인은 기본에서 찾아야 한다.
류현진은 28일(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홈경기에서 선발 등판, 5+이닝 9피안타 1피홈런 3탈삼진 6실점을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은 3.23으로 치솟았고, 시즌 2패를 떠안았다.
↑ 홈에서 또 한 번 무너진 류현진. 문제는 패스트볼이었다. 사진= 조미예 특파원 |
이번 시즌에만 벌써 두 차례, 그것도 지난 시즌 강한 면모를 보였던 홈구장 다저스타디움에서 무너졌다. 한국 언론뿐만 아니라 현지 매체들도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이날 경기 이후, 여러 가지 변수를 들어 부진의 원인을 찾고 있다. 가장 크게 좁혀지는 것은 ‘4일 휴식’과 ‘낮 경기’다. 류현진이 이 두 가지 요소에 대해 부담감을 느끼는 것도 사실이고, 성적도 더 안 좋았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단순히 이 두 가지 문제로 모든 이유를 설명해서는 안 된다. ‘징크스’라는 딱지를 붙이기에는 아직 표본이 너무 적다.
특히 ‘류현진이 4일 휴식에 약하다’는 주장은 기본적으로 ‘류현진은 메이저리그에 대한 적응이 덜 됐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현지 언론이 4일 휴식 뒤 부진이 이어지면 득달같이 감독과 선수에게 이 문제를 걸고넘어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프로야구선수 9년째인 그에게는 반갑지 않은 일이다. 당연히 류현진은 이 문제에 대한 얘기가 나오면 고개를 젓는다. 그는 이미 지난 시즌 14번의 4일 휴식 등판을 가졌고, 이중 5승을 챙겼다.
류현진이 28일 경기에서 부진했던 이유는 간단하다. 패스트볼의 구위가 예전만 못했다. 구속이 88~89마일대에 그쳤다. 이 정도 구속으로 던지는 투수들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들은 다양한 구종을 활용해 구속의 단점을 보완한다.
류현진은 그런 스타일의 투수는 아니다. 보다 빠르고, 그의 말대로 “낮게 낮게” 제구 됐어야 했다. 패스트볼이 뒷받침이 돼야 그의 필살기인 체인지업의 위력도 살아난다. 돈 매팅리 감독도, 포수 팀 페데로위츠도 입을 모아 그의 패스트볼이 문제였다고 지적했다.
패스트볼 구위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를 단순히 4일 휴식, 낮 경기 등으로 단순화 지어
시즌 2패를 안은 류현진은 오는 5월 4일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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