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김기태(45) LG 트윈스 감독이 성적 부진을 이유로 자진 사퇴를 표명했다. 구단은 만류했다. 그러나 막지 못했다. 시즌 개막 17경기만의 충격적인 결정이라는 점에서 의문점이 남는다.
LG 구단은 23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 종료 직후 “김기태 감독이 성적 부진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고 사퇴하겠다는 의사를 구단에 전달했다. 선수단은 당분간 조계현 대행 체제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구단은 작년에 좋은 성적을 내고 올 시즌 한 때 팀 타격 1위에 오르는 등 선수단이 정비되어 좋은 성적을 낼 것으로 믿고 있는 가운데 이런 일이 발생하여 몹시 안타까운 입장”이라고 전했다.
↑ 김기태 LG 트윈스 감독이 성적 부진을 이유로 자진 사퇴 표명을 했다. 그를 몰아낸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 사진=MK스포츠 DB |
김 감독의 갑작스런 사퇴에 LG 코칭스태프와 선수단은 충격에 휩싸였다. 김 감독은 왜 구단의 만류에도 지휘봉을 스스로 내려놨을까.
김 감독의 자진 사퇴에 대해 적잖은 논란이 예상된다. 자진 사퇴가 아닌 경질 가능성에 대한 시각도 있다. 그러나 김 감독은 구단의 공식 발표대로 스스로 물러났다. 김 감독을 궁지로 몰고 간 이유가 궁금하다.
김 감독이 자진 사퇴를 결정한 가장 큰 이유는 성적 부진이다. LG는 올 시즌 초반 4승1무13패의 부진한 성적을 내며 최하위로 추락했다. 특히 최근 11경기에서 6연패와 4연패 수렁에 빠지며 1승10패로 최악의 부진에 시달렸다.
그러나 LG는 페넌트레이스 17경기밖에 치르지 않았다. 시즌 초반 부진은 탄탄한 선수층을 갖춘 LG의 저력을 감안했을 때 충분히 뒤집힐 수 있는 상황이다. 김 감독의 자진 사퇴를 납득하기 힘든 이유다.
특히 김 감독은 지난해 LG를 11년 만에 가을야구로 이끌었다. 김 감독의 ‘형님 리더십’은 팀을 끈끈하게 만든 원동력이었다. 김 감독과 선수단 사이의 신뢰도 두터웠다.
그런데도 김 감독이 자진 사퇴라는 극단적 선택을 한 것은 엄청난 스트레스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좋은 성적을 거두고도 시즌 초반 성적 부진으로 구단의 성적 압박과 팬들의 비난에 시달렸다. 최근 대전 한화 이글스전 벤치 클리어링 사태까지 겹치면서 극성 팬들의 비난은 극에 달했다.
김 감독을 잘 아는 한 측근은 “김 감독은 자존심이 상당히 강하다. 그런데 그동안
김 감독은 이날 대구 삼성전에 불참했다. 김 감독의 휴대폰 전원은 꺼져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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