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와 첼시(잉글랜드)의 첫 대결은 무승부였다. 23일(한국시간) 2013-1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1차전에서 득점없이 비겼다.
180분 경기에서 90분이 지났을 따름이나 내심 미소 짓고 있는 건 2차전을 홈에서 치르는 첼시일 것이다.
첼시는 패하지 않고 런던으로 돌아왔다. 자신만만이다. 안방에서 스페인 팀을 상대로 절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첼시는 스페인 팀과의 역대 유럽 클럽 대항전 홈경기에서 10승 4무 1패로 압도적인 성적을 자랑했다. 2000년대 들어서도 그 강세는 유효한데 5승 3무 1패다. 유일하게 홈 패배를 안겼던 건 2005-06시즌의 바르셀로나(첼시 1-2 패)였다. 그 이후 6경기 연속 무패(3승 3무) 행진이다.
↑ 첼시는 2013-14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원정 1차전을 0-0으로 비겼다. 홈 2차전을 앞두고 유리한 고지에 올랐지만 진짜 유리한지는 두고 볼 일이다. 사진 제공=TOPIC/Splash News |
그렇다고 첼시가 절대적으로 유리하다고 단언할 수 있을까. 기록의 이면을 뒤집을 필요도 있다. 0-0 무승부는 첼시로서도 불안하다. 원정 다득점 원칙에 따른다. 2차전에서 1-1 이상의 무승부가 될 경우 웃는 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다. 첼시로선 실점보다 많은 득점을 해야 한다. 1실점도 치명타다.
첼시는 2008-09시즌 바르셀로나 원정 1차전에서 극단적인 수비 전술로 0-0 무승부를 거둔 후 홈 2차전에서 1-1로 비기면서 결승 진출이 좌절됐다. 후반 48분 이니에스타에게 동점골을 허용했다. 당시 심판 판정 논란이 문제가 됐지만 ‘결과적으로’ 첼시는 안방에서 ‘패자’가 됐다.
또한, 첼시는 4번의 무승부 가운데 0-0 스코어는 딱 1번이었다. 다른 3번은 1-1이었다. 무실점이 중요한 첼시가 가장 싫어할 이야기다.
게다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잉글랜드 팀과의 원정에서 항상 울었던 건 아니다. 2009-10시즌 UEFA 유로파리그 준결승에선 리버풀과 연장 혈투 끝에 결승 진출권을 땄다. 0-2로 패색이 짙던 경기에서 연장 전반 7분 포를란의 만회골이 터져 원정 다득점 원칙으로 끝내 웃었다. 내친김에 우승까지 차지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올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7승 3무로 무패 중이다. 눈에 띄는 건 원정 성적이다. 3승 2무인데 무득점 경기는 단 한 번도 없었다. 최소 1골은 터졌다.
첼시는 상처도 컸다. 주전 골키퍼 체흐와 주장 테리가 부상으로 교체 아웃됐다. 1주일 만에 회복해 다시 그라
무리뉴 감독은 2003-04시즌과 2009-10시즌, 두 차례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렸다. 하지만 첼시를 이끌고 결승에 오른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결승 진출 시 우승 확률은 100%였지만, 준결승에서 결승 진출 확률은 100%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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