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LG 트윈스가 악몽 같은 시즌 초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성적이 곤두박질치면서 실리를 잃었다. 보복성 사구로 벤치 클리어링 사태까지 벌이면서 명분도 잃었다. 가라앉은 팀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선 성적밖에 답이 없다.
프로야구 개막 한 달 가까이 지난 LG는 16경기를 치르며 4승1무11패를 기록했다. 벌써 지난 시즌 승패 마지노선이었던 ‘–6’을 넘어선 ‘-7’을 찍었다. 승률은 0.267에 불과하고 순위는 9위로 떨어졌다. 1위 넥센 히어로즈(11승5패)와는 무려 6.5경기차로 벌어진 상태다.
↑ LG 트윈스가 악몽 같은 시즌을 보내고 있다. 김기태 LG 감독의 분위기 반등을 위한 외침도 승리의 메아리로 돌아오지 않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
이기지 못한 12경기에서도 잃은 것이 너무 많았다. 연장 승부만 5번을 치르며 1무4패의 초라한 성적을 냈고, 난타전을 벌인 경기에서도 모두 졌다. 힘만 빼고 얻은 것이 없었다. 불펜의 체력적 손실은 물론 투‧타에서 꺼내든 카드마다 실패했다. 믿었던 선발과 불펜은 과부하로 무너졌고, 타격은 엇박자를 냈다.
LG는 풍부한 마운드가 강점이었다. 선발은 불안했지만, 믿는 구석은 불펜이었다. LG는 지난 시즌 팀 평균자책점 3.72로 리그 1위를 차지했다. 선발진 3.91(2위), 불펜진 3.40(1위)으로 막강한 마운드를 이룬 것이 11년 만의 가을야구 꿈을 이룬 밑거름이었다.
그러나 올 시즌은 정반대다. 팀 평균자책점은 5.27로 9개 구단 중 8위에 그치고 있다. 선발진도 4.95(7위), 불펜진은 5.67(9위)로 바닥을 쳤다.
팀 타격도 문제다. LG는 팀 타율 2할8푼7리로 1위에 올라있지만, 득점권 타율 2할5푼7리로 8위에 불과하다. 병살만 22개로 9개 구단 중 유일하게 20개를 넘겼다. 찬스 때 약한 집중력 부재를 드러내며 팀 야구가 전혀 되지 않은 결과다. 6연패 당시 쏟아진 내야 수비 실책도 결정적인 악영향을 끼쳤다. 팀 실책은 13개로 공동 5위다.
LG는 최하위 성적도 모자라 정당화 될 수 없는 보복성 사구로 깊은 수렁에 빠졌다. 지난 20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 정찬헌의 정근우를 향한 명백한 빈볼로 일어난 벤치 클리어링 사태는 어떤 식의 이유로도 명분을 찾을 수 없다. 오지환을 다치게 한 정근우의 슬라이딩이 과했다고 하더라도 보복성 사구는 동업자 정신을 망각한 행위였다. 결국 정찬헌은 한국야구위원회로부터 벌금 200만원과 5경기 출전정지 징계를 받았다.
대한민국은 세월호 침몰 대참사로 슬픔에 젖어 있다.
지난해 신바람 야구로 인기몰이를 했던 LG는 최하위 성적과 함께 명분 없는 보복성 사구로 팬심마저 잃었다. 올 시즌 반등을 위해선 조용히 야구에만 집중하고 성적으로 말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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