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상암) 임성일 기자] 이기면 선두로 복귀할 수 있는 포항 그리고 패하면 자칫 최하위로 떨어질 수 있는 FC서울의 맞대결이 20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승리해야하는 명분은 서울이 훨씬 더 컸다. 하지만 포항에게도 중요한 경기였다. 순위도 순위지만 서울 원정 징크스(2무9패)를 깨야하는 중요한 경기였다. 간절함은 서울이 컸으나 승리의 달콤함은 포항의 몫이었다.
포항스틸러스가 2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의 K리그 클래식 9라운드 원정경기에서 후반 31분 김승대의 결승골로 1-0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6승1무2패가 된 포항은 승점 19점 고지에 오르면서 전북에게 내줬던 선두자리를 하루 만에 되찾았다. 반면 1승3무5패가 된 서울은 최하위 인천이 같은 날 제주 원정에서 승리하면 꼴지가 될 수 있는 최악의 상황에 빠졌다.
↑ 포항이 김승대의 결승골로 상암 징크스를 깨뜨리고 선두로 복귀했다. 시즌 6호골을 터뜨린 김승대는 득점선두에 올랐다. 사진(상암)= 김재현 기자 |
핵심 선수들의 이탈과 함께 두 팀 모두 마무리에서 아쉬움이 엿보였다. 서울도 포항도, 경기를 풀어가는 것에는 어느 정도 성공했으나 상대 문전에서 결정적 찬스를 만들지 못했다. 서울은 윤일록이 고군분투했으나 집중된 수비에 애를 먹었다. 고요한이 있었다면 분산될 수 있었던 아쉬움이다. 포항 역시 마찬가지였다. 지난 8경기에서 무려 6개의 도움을 올려준 이명주의 결정적 패스가 없으니 마침표를 찍지 못하는 형국이었다.
전체적으로는 서울이 찬스를 더 잡았다. 후반 12분 김진규의 강력한 프리킥이 크로스바를 때리는 불운도 있었다. 경기 전 최용수 감독의 “올 시즌 골대를 맞춘 것이 몇 번인지 세어보고 싶다”던 넋두리가 떠오르던 장면이다. 그 불안감은, 결국 원치 않는 결과로 이어졌다.
후반 31분, 포항의 무서운 2년차 김승대가 해결사가 됐다. 김재성과의 패스를 주고받은 김승대는 집중력 있는 돌파로 서울 지역 박스 오른쪽을 파고들어 침착하게 김용대 골키퍼의 방어를 피해 골문을 열어냈다. 시즌 6호골. 황선홍 감독이 경기 전 “승대가 정규리그와 ACL을 합쳐서 9골을 넣고 있는데, 내가 기대했던 것 이상
결국 김승대의 결승골로 포항이 1-0으로 승리를 거뒀다. 지난 2006년 이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는 좀처럼 승전보를 울리지 못하던 포항이 징크스를 깼다. 반면 FC서울은 깊은 터널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11위든 12위든, 서울의 이름과는 어울리지 않는 순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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