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인천) 이상철 기자] 20일 오전 인천 문학구장, KIA와 경기를 앞두고 SK 선수들이 훈련을 실시했다. 그 가운데 이방인 한 명이 늘었다. 검은색 트레이닝 바지에 SK의 점퍼를 입은 그는 SK가 새로 채용한 코칭 및 지원스태프는 아니었다. SK 소속도 아닌 그가 SK 점퍼를 입고 문학구장 그라운드를 활보한 건 루크 스캇(36) 때문이었다.
그의 이름은 존 캐리, 스캇의 개인 트레이너다. 낯선 사람은 아니다. 스캇이 SK로 이적한 이후 비룡군단에 얼굴을 내민 건 이번이 세 번째다. 1,2차 스프링캠프가 차려진 미국 플로리다와 일본 오키나와에도 찾아와 스캇의 훈련을 도왔다. 그는 스캇 외 SK 선수들도 체크하며 돕기도 했다. 지난 18일 귀국한 캐리 트레이너는 오는 24일까지 한국에 체류할 예정이다.
↑ 존 캐리 트레이너는 2001년부터 루크 스캇의 개인 트레이너로 활동하고 있다. 그 인연의 끈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사진=SK 와이번스 제공 |
둘이 인연을 맺은 지 횟수로 15년째다. 매우 끈끈한 ‘우정’도 그 둘을 연결하고 있다. 캐리 트레이너는 유망하나 가진 것 없던 스캇이 메이저리거로 발돋움할 수 있게 만든 장본인이기도 하다.
둘의 인연은 200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스캇은 오클라호마주대학 재학 시절 홈런을 펑펑 날리면서 ‘홈런 몬스터’라는 별명을 얻었다.
클리블랜드 인디언스로부터 전체 9순위 지명을 받았다. 그만큼 재능 있는 선수로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팔꿈치가 좋지 않았던 스캇이었고, 지명을 받은 것 외 실제로 손에 쥔 건 딱히 없었다. 재능은 있지만 성공도 보장된 건 아니었다. 스캇은 도움을 요청했는데, 캐리 트레이너는 이를 흔쾌히 수락했다. 스캇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고 무상으로 스캇의 훈련을 도왔다.
그렇게 맺은 인연을 지금까지 이어가고 있다. 캐리 트레이너의 도움 속에 스캇은 2005년 빅리그에 데뷔해 지난해까지 메이저리그 통산 135홈런 436타점 타율 2할5푼8리를 기록했다.
캐리 트레이너는 바쁘고 귀한 몸이다. 현재 스캇 외에도 메이저리거 1명과 마이너리거 6명을 담당하고 있다. 그렇지만 머나먼 한국까지 떠난 스캇과의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 존 캐리 트레이너는 2001년부터 루크 스캇의 개인 트레이너로 활동하고 있다. 그 인연의 끈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사진=SK 와이번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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