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무서운 뒷심. LG 트윈스는 지난해 7~9회 뒤집기의 명수였다. LG를 만나는 팀들은 경기 막판까지 땀을 쥐게 했다. 11년 만에 가을야구를 맛볼 수 있었던 LG의 끈끈한 힘이었다. LG의 뒷심이 살아나는 걸까. 졌지만 그 기운은 느껴졌다.
↑ LG 트윈스의 뒷심 야구가 살아날 수 있을까. 문선재가 동료들의 축하 세리머니를 받으며 더그아웃으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
LG는 올 시즌 15경기 가운데 벌써 연장 승부만 5차례다. 연장전으로 치른 추가 이닝만 합쳐도 10이닝으로 다른 팀보다 1경기를 더 치른 셈이다. 특히 연장전으로 치른 5경기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하고 1무4패의 뼈아픈 성적을 냈다. 체력과 불펜 소모로 인한 악순환의 반복이다. 이겨도 힘든데 졌으니 충격은 두 배다. 후유증이 짙게 남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LG는 한화전 연장 패배는 지난 4차례 연장 승부와 성격이 달랐다. 졌지만 희망을 본 9회였다. 패색이 짙던 상황에도 타선 집중력과 응집력이 모처럼 살아났다. 문선재를 포수로 기용하면서 결승타의 빌미를 제공했으나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포수 문선재가 9회말 2사 1루서 2루 도루를 저지하는 장면은 또 다른 볼거리였다.
LG는 신바람 야구를 선보였던 지난 시즌 경기 후반에 강했다. 지고 있어도 지는 게 아니었다. 당시 LG 선수들은 “언제든 경기를 뒤집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 질 것 같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그만큼 자신감이 충만했다. 실제로 LG의 뒷심 야구는 페넌트레이스 최종전 2위의 결정적 드라마를 써낸 원동력이었다.
한화전 연장으로 몰고 간 9회 5득점의 순간은 지난해 잘나가던 LG가 엿보였다. 차이가 있다면 승패의 결과다. 그리고 시즌 초반 성적이다. LG는 4승1무10패를 기록하며 최하위로 추락했다. 쉽게 무너지지 않는 뒷심을 보여준 LG가 지난해 기운을 느꼈을까. 당장 필요한 것은 과정보단 결과, 승리 그리고 위닝시리즈다.
[min@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