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日 니시노미야) 안준철 기자] 4-2로 아슬아슬한 리드 상황인 9회초. 고시엔구장에 등장곡 ‘OH(오)’가 울려 퍼지고 카트가 등장하지 고시엔구장을 가득 메운 홈팀 한신 타이거즈 팬들이 열광하기 시작했다. 바로 ‘끝판왕’ 오승환(32)이 승리를 지키러 나온 순간이었다.
이 경기서 오승환은 팀이 4-2로 앞선 9회 마운드에 올라 1이닝 2탈삼진 무실점 퍼팩트로 야쿠르트 타선을 막고 팀 승리를 지키며 8일만에 세이브를 추가, 시즌 3세이브를 거뒀다.
↑ 18일 일본 효고현 니시노미야 고시엔구장에서 열린 2014 일본 프로야구 야쿠르트 스왈로스와 한신 타이거즈의 경기에서 한신이 4-2로 승리했다. 오승환이 9회초 마운드에 올라 역투하고 있다. 사진(日 니시노미야)=천정환 기자 |
그러나 그건 시작에 불과했다. 다음 타자인 다카이 유헤이와는 7구 승부까지 갔다. 돌직구를 뿌렸지만 다카이가 커트했다. 특히 다카이가 밀어친 타구가 우측 폴대 밖을 살짝 빗나가는 파울홈런이 되자 고시엔구장은 잠깐이나마 정적이 흘렀다. 하지만 오승환의 표정에는 변화가 없었다. 그는 침착하게 슬라이더를 던졌고, 직구 타이밍잉었던 다카이는 스트라이크 존을 통과하는 공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이 경기 첫 삼진. 고시엔은 다시 열광의 도가니가 됐다.
마지막 타자 하타케야마 가즈히로와의 승부는 싱거웠다. 이날 홈런을 친 하타케야마를 상대로 오승환은 초구만 변화구(슬라이더)를 던졌을 뿐 150km를 상회하는 직구를 던져 하타케야마의 헛스윙을 유도했다. 그리고 4구째 스트라이크존으로 힘차게 빨려들어간 직구에 하타케야마는 다시 한 번 헛스윙으로 삼진아웃됐다. 경기 끝, 한신의 승리가 확
한신팬들은 일본 내에서도 응원이 가장 열성적인 걸로 유명하다. 표정없는 오승환이 동료들과 승리의 하이파이브를 나누자 “오승환”을 외치는 소리가 커졌다. 하지만 오승환은 표정에는 변화가 없었다. ‘돌부처’ 오승환은 그렇게 고시엔에 우뚝 서 있었다.
[jcan1231@maekyu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