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임성일 기자] 포항의 못 말리는 3년차 리더 이명주와 이명주와 같은 길을 걸어가고 있는 2년차 김승대가 황선홍 감독의 한을 풀어줬다. 이명주와 김승대가 연속골을 터뜨리면서 포항은 2014년 AFC 챔피언스리그 16강 티켓을 거머쥐었다. 2012년과 2013년 거푸 조별예선에서 탈락했던 포항이 2전3기만에 토너먼트 진출에 성공했다.
포항이 16일 오후 일본 오사카 야마기 스타디움에서 열린 세레소 오사카와의 AFC 챔피언스리그 조별예선 5차전 원정경기에서 2-0으로 완승을 거뒀다. 3승2무 승점 11점으로 단독 선두자리를 지킨 포항은 부리람(태국)과의 마지막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16강행을 확정지었다. 승리의 주역은 역시 선제 결승골을 터뜨린 이명주였다.
↑ 포항의 못 말리는 3년차 리더 이명주(사진)와 이명주와 같은 길을 걸어가고 있는 2년차 김승대가 황선홍 감독의 한을 풀어줬다. 사진= MK스포츠 DB |
이명주의 선제골과 함께 포항은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경기를 풀 수 있었다. 중요한 분수령이었다. 비단 골 장면 때문만이 아니라 이명주가 왜 포항의 에이스 수식을 받는지 입증이 된 경기였다. 포항 ‘스틸타카’의 시작은 이명주였고 결국 끝도 이명주였다.
시쳇말로 근래 날아다니고 있던 이명주다. K리그에서 7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올리고 있다. 3골을 넣었고 도움은 무려 6개다. 포항이 K리그 클래식 개막 이후 2연패에 빠졌다가 8라운드만에 선두로 비상할 수 있었던 배경에 이명주의 ‘북 치고 장구 치는’ 활약이 있었다. ACL에서는 골이 없었는데, 16강행을 결정짓는 결승골로 지난 아쉬움을 달랬다.
실상 김승대는 다소 부진했다. K리그에서 5골, ACL에서도 3골을 터뜨리는 등 전문 골잡이 이상의 결정력을 과시하고 있던 김승대지만 이날 경기에는 다소 의욕이 앞섰는지 잔 실수가 보였다. 결정적인 일대일 찬스를 실패하기도 했다. 만약 이대로 경기가 끝났다면 김승대의 최근 상승세는 한풀 꺾였을 수도 있다. 하지만 팀도 살리고 자신도 살리는 골이 터졌다.
후반 20분, 김승대는 신예 손준호의 완벽한 어시스트를 골문 앞에서 가볍게 밀어 넣으면서 팀의 두 번째 득점을 성공시켰다. 김승대가 잘한 것보다는 손준호의
결국 K리그 클래식 득점선두(김승대)와 도움선두(이명주) 듀오가 K리그 클래식 선두를 달리고 있는 포항의 힘을 아시아 무대에서 보여줬다. 이 듀오의 활약상에 황선홍 감독의 진짜 꿈인 ‘아시아 제패’의 성사 여부가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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