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프로 데뷔 첫 선발, 기대 이상이었고 또한 강렬했다.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의 한승혁이 깜짝 선발 등판 경기에서 눈부신 호투를 펼치며 선동열 감독의 눈도장을 찍었다.
한승혁은 15일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2011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8순위로 지명된 그는 통산 32경기를 등판했는데 선발 등판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선발 새내기’였으나 투구는 매우 인상적이었다. 5이닝 동안 5피안타 3볼넷 8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 KIA의 한승혁은 15일 프로 데뷔 첫 선발 등판 경기에서 한화 타선을 꽁꽁 묶으며 기대 이상의 선전을 펼쳤다. 사진=MK스포츠 DB |
지난 주말 선동열 감독은 경험 부족으로 상황에 따라 투구가 들쑥날쑥하다면서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그러면서 “잠재 가능성이 있다. (한)승혁이에게 좋은 기회가 될텐데 많은 팬 앞에서 기백 있게 던졌으면 한다”라고 바람을 전했다.
한승혁은 선동열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그리고 우려도 불식시켰다. 간혹 제구가 안 되기도 했지만 스트라이크존 구석을 찌르는 날카로운 직구와 함께 낙차 큰 포크볼로 한화 타선을 잠재웠다. 피에, 김태균, 이용규 등이 버틴 한화 타선을 상대로 탈삼진을 8개나 잡았다.
출발은 좋지 않았다. 1사 후 이용규에게 중전안타를 맞은 후 2루 도루까지 허용했다. 이어 피에의 볼넷으로 1사 1,2루 위기에 몰렸다가 김태균에게 1타점 적시타를 내줬다. 무너질 듯 보였으나 굳건했다. 한승혁은 고동진을 삼진으로 처리하더니 김회성을 우익수 플라이로 잡았다.
2회 2사 이후 이희근 안타-정근우 볼넷으로 주자를 내보냈으나 이용규를 2루수 플라이로 처리하며 불안감을 떨쳤다.
3회가 하이라이트였다. 피에와 김태균을 연속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하더니 고동진도 2루수 땅볼로 아웃시켰다. 한화의 중심타선을 무력화시켰다.
4회를 삼자범퇴로 막은 5회 위기를 맞기도 했다. 정근우에게 안타를 맞고 2루 도루를 허용한 것. 그리고 피에의 내야안타까지 나왔다. 1회의 데자뷰였다. 그러나 브렛 필의 재치있는 수비로 3루 주자 정근우를 잡으면서 도움을 받았다.
KIA는 1-1로 맞선 5회 1사 1,3루에서 김주찬의 1타점 적시타로 승부를 뒤집었다. 이에 한승혁도 승리투수 요건을 갖췄다. 한승혁은 6회 첫 타자 김태균을 볼넷으로 내보냈으나 김태영이 후속타자를 범타로 막으면서 추가 실
데뷔 첫 선발에서 깜짝 호투를 펼치면서 한승혁은 ‘선발 체질’임을 과시했다. 그리고 ‘5선발’로서 경쟁력을 선보이며 선동열 감독을 흡족케 했다. 선동열 감독은 한화전 투구에 따라 한승혁의 보직을 결정할 방침이었는데 한 번 ‘고(Go)’를 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스스로 기회를 잡은 한승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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