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LG 트윈스가 악몽의 일주일을 보냈다. 힘만 빼고 실속은 없었다. 6경기 성적 1승1무4패. 결과는 최하위 추락이다. 페넌트레이스 초반에 페이스를 끌어올리던 과거와 전혀 다른 분위기다.
LG는 14일 현재 3승1무7패, 승률 3할에 불과하다. 시즌은 길고 아직 11경기를 치른 초반이지만, 33연전의 시작인 첫 6경기가 찝찝하다. 연장만 세 차례 치렀고, 난타전으로 맞붙기도 했는데 결과는 최악이었다. 특히 잠실 안방에서 치른 NC 다이노스전 스윕패는 충격적이다.
↑ 패배한 LG 트윈스 선수들이 고개를 떨구고 그라운드를 빠져나가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
그러나 올해는 시작부터 꼬이기 시작했다. 경기 내용도 결과도 기분이 나쁘다. 세 차례 연장 혈투에서는 비기거나 지면서 한 번도 승리를 챙기지 못하고 1무2패의 성적을 냈다. NC전 2차전은 9회초 모창민의 홈런으로 11-12로 졌다. 부산과 잠실을 오가며 체력은 떨어지고, 팀 분위기는 가라앉고, 성적은 곤두박질 쳤다. 14일 하루 휴식을 앞두고 4연패. 소득 없이 잃은 것뿐이다.
LG의 초반 부진 이유는 공‧수의 부조화와 투‧타 밸런스의 실패다. 믿었던 마운드는 엇박자를 냈다. 김선우 선발 카드는 두 차례 최악의 결과를 냈고, 불펜은 계속된 혈투 탓에 힘을 잃었다. 팀 평균자책점은 5.26으로 치솟았다. 내야 수비도 구멍이 뚫리며 실책을 12개나 기록했다. 팀 최다 실책 공동 2위. 대부분의 실책은 투수진에 악영향을 끼치며 결정적 패인이 됐다.
공격도 효율성이 떨어졌다. LG의 팀 타율은 2할8푼8리로 3위에 올라있다. 출루율도 3할9푼으로 2위다. 그러나 득점권 타율은 2할5푼6리로 6위에 그쳤다. 집중력 부족으로 찬스에 약했다. 병살타는 9개 구단 중 최다인 17개나 기록했다.
그러나 LG는 최악의 상태는 아니다. 꼬인 실타래를 풀면 의외로 급상승세를 탈 수도 있다. 일단 선발진은 안정을 찾기 시작했다. 류제국-코리 리오단-우규민-에버렛 티포드로 이어지는 4선발은 악몽 속에 피어난 희망이다. 타선의 힘도 밀리지 않는다. 박용택은 리그 최고의 톱타자 위용을 떨치고 있고, 조쉬 벨도 홈런 레이스 선두를 달리며 4번 타자 갈증을 해소했다. 3할 이상을 치는 타자만 6명에 달한다.
LG는 15일부터 잠실에서 넥센 히어로즈와의 주중 3연전을 치른 뒤 대전으로 이동해 한화 이글스와의 주말 3연전을 갖는다. 넥센전은 시즌 초반 LG의 반등을 위한 중요한 시리즈다. 넥센은 5연승으로 LG와 팀 분위기가 정반대다. 넥센전 결과에 따라 오히려 분위기가 확 달라질 수 있다. 한화는 8위에 머물러 있다. 4연패 뒤 6연전은 위기이자 기회다.
LG는 올해 하위권에서 출발했다. 과연 DTD 이론의 역행을 위한 전초전이 될 수 있을까. LG 구단 관계자는 “지난해 좋은 성적을 내면서
LG를 10년 넘게 괴롭혔던 'DTD 이론'이 'RTR(Rise Team is Rise) 이론'으로 바뀔 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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