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표권향 기자] 이번에는 투수들이다.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의 마운드에 ‘복덩이’들이 등장했다. 2013년 넥센은 위기마다 '복덩이'들의 등장으로 웃었다. 그러나 모두 야수들이었다. 그런데 올해는 마운드에서 먼저 '복덩이'들이 나섰다. 이 주인공들이 신인이라는 것에도 주목할 수 있다. 철저한 투수 수업을 받은 2년차 조상우와 신인 하영민(19)이 마운드에 희망을 전하고 있다. 이들은 젊음의 패기로 각각 선발과 중간 허리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마운드의 고민을 풀어가고 있다.
↑ (왼쪽부터) 하영민과 조상우는 철저한 투수 수업으르 통해 팀 사정에 따라 보직을 받았다. 이들은 최근 불안한 마운드의 지킴이로 나서 팀의 고민을 하나씩 풀어가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
조상우는 지난해 선배들과 동행하며 스스로 깨우치는 법을 터득했다. 2013시즌 5경기에 나가 8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4.50을 기록했다. 고교야구에서도 직구 150km를 던지던 조상우였지만, 1군의 높은 벽을 실감하고 초심으로 돌아가 구슬땀을 흘렸다.
노력의 결과는 그대로 성적으로 나타났다. 지난 29일 SK 와이번스전 9회 마운드에 오른 조상우는 오승환을 연상케 하는 위력투로 3타자 연속 삼진으로 처리했다. 이날 직구 최고 구속은 156km. 하영민의 등장에 야구계가 주목했다. 마른 체형에서 뿜어져 나오는 힘에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지난달 18일 한화 이글스와의 프로 데뷔전에서는 공 5개로 삼자범퇴 처리했다. 3월 21일 삼성 라이온스전에서는 2사 1루에서 박찬도를 견제사로 아웃시켰다. 이날 총 투구수는 8개.
하지만 하영민은 ‘경험 쌓기’를 위해 화성으로 향했다. 하영민은 팀의 1선발로서 1경기에 선발 등판해 6⅔이닝을 책임지며 6피안타 3볼넷 3탈삼진 2실점했다. 김성갑 넥센 2군 감독은 “당장 1군에 가도 선발로 나설 수 있는 투수”라고 설명했다. 오재영 문성현 강윤구 등 토종선발들이 무너지자 염 감독은 때를 기다렸다는 듯 하영민을 1군 엔트리에 등록시켰다. 그리고 14일 한화를 상대로 정식 데뷔전을 치르게 했다. 결과는 대성공. 하영민은 5이닝 3피안타 2볼넷 1탈삼진 1실
조상우와 하영민은 같은 방식으로 1군 진입을 준비했다. 당초 이들은 똑같이 선발 투수로서의 수업을 받았다. 그리고 조상우와 하영민은 자신의 기량과 사정에 따라 팀이 필요로 하는 보직을 받았다. 영건들이 마운드를 지키니 형들이 뒤를 지켜주는 등 팀에 돌아오는 시너지 효과도 높아지고 있다.
[gioia@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