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日 후쿠오카) 김원익 기자] ‘빅보이’ 이대호(32, 소프트뱅크 호크스)가 마수걸이 홈런을 쏘아올리고 난 이후 수훈선수로 무대에 서는 것을 스스로 고사했다. 이후 무대 뒤에서 진행된 인터뷰서 “첫 홈런이 늦어서 죄송하다”고 솔직히 말하는 이대호의 겸손함에 일본 취재진 또한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 이대호가 수훈선수 인터뷰를 고사하고 무대 뒤에서 첫 홈런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사진(日 후쿠오카)=한희재 기자 |
경기 종료 후 이대호는 이날 8이닝 1실점 호투를 펼친 브라이언 울프와 함게 수훈선수로 꼽혔다. 하지만 이대호는 무대에 서는 것을 고사했다. 첫 홈런을 신고했지만 4번타자의 소임을 완전하게 다 했다고 보기에는 스스로 모자라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대신 무대 뒤에서 일본 취재진과 MK스포츠 앞에 섰다. 첫 홈런의 소감에 대해 이대호는 “팀이 3연승을 한 것이 일단 기쁘다. 첫 홈런이 늦은 것은 죄송하다”며 활짝 웃었다. 이어 이대호는 “그동안 홈런이 나오지 않는 것에 대해서 크게 의식은 안했다. 하지만 4번타자가 홈런도 쳐야지 안타만 칠 수는 없으니까 마음에 걸리는 것은 있었다”며 후련해진 얼굴로 활짝 웃었다.
개막 이후 14경기만이자 58타석만에 터진 첫 홈런포였다. 1-0으로 앞선 4회 무사 주자 없는 상황 두 번째 타석에서 오릭스 선발 브랜든 딕슨을 상대한 이대호는 1구 스트라이크 이후, 2구 연속 볼을 골랐다. 이후 4구째 한가운데로 들어오는 131km 슬라이더를 놓치지 않고 받아쳐 좌측 상단 관중석에 떨어지는 대형 솔로홈런을 날렸다. 오릭스의 응원단이 모인 한가운데로 떨어진 홈런은 비거리가 130m로 집계됐다
아키야마 고지 감독 역시 “(이) 대호의 대망의 일발이 나왔다. 1개가 나오면 기분이 좋아지면서 풀리게 된다. 감이 좋다”며 향후 이대호의 활약에 대해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홈런 상황에 대해서는 “치기 좋은 슬라이더가 들어왔다. 타석에 들어서기 전 노아웃 선두타자인 상황이었기 때문에 출루를 우선적으로 생각했는데 상대 투수가 볼카운트를 잡으려고 밀어넣은 공이 밋밋하게 들어와서 받아쳤다”고 설명했다.
전날 부진을 털어낸 점도 의미가 있었다. 이대호는 친정팀 오릭스 버펄로스를 만나 퍼시픽리그 대표하는 에이스인 가네코 치히로(31)에게 4연타석 삼진을 당하며 부진했다. 하지만 털어냈다. 이대호는 “어제는 모두 잊고 경기에 들어갔다. 빨리 잊어야 된다고 생각했다. 의식하고 있으면 이것도 저것도 안 되기 때문에 잊으려고 노력하고 집에 가서 많이 웃었다”고 설명했다. 본인도 처음 겪었던 일. 이대호는 “1경기 4삼진은 프로 정도가 아니라 야구를 하면서 처음으로 당한 일이었다”고 했다.
힘이 들어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대호는 “긴장보다는 편하게 하려고 했다. 어제같은 상황도
현재 컨디션은 좋다. 이대호는 “감이 나쁘지 않다”며 “더 잘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이고는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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