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표권향 기자] ‘핵잠수함’ 김병현(37)이 넥센 히어로즈를 떠났다. 김병현은 10일 넥센과 KIA의 맞트레이드로 김영광과 팀을 바꿨다. 그의 소식을 접한 넥센 선수들은 착잡함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김병현의 룸메이트였던 김대우(26)는 떠나는 선배의 뒷모습을 보며 짧았던 추억을 떠올렸다.
지난 2012년 해외파 특별지명으로 김병현이 넥센에 입단했다. 한국 프로야구계가 그를 주목할 때 김대우는 국군체육부대 상무에 있었다. 지난해 김대우가 제대했을 때 김병현은 미국으로 건너가 개인훈련 중이었기에 그를 만날 기회가 없었다.
↑ 김대우는 김병현과 지내며 그의 야구열정에 반했다고 한다. 김대우는 김병현으로부터 치열한 프로세계에서 싸우는 법을 배우며 자신을 다졌다. 사진=MK스포츠 DB |
김대우와 김병현의 나이차는 9살. 성격도 정반대다. 그러나 이들은 급속도로 가까워졌다. 공항에서부터 붙어 다니다 같이 출국장을 빠져 나갔다. 현지에서도 휴식시간이면 방에서 장기를 두며 많은 대화를 나눴다. 애리조나에서 짝꿍이었던 김대우와 김병현은 일본 오키나와에서도 계속 한 방을 썼다.
지난 시즌 김병현은 그라운드에서 몇 차례 돌발행동을 보여 보는 이들을 당황하게 했다. 불같은 성격일 것이라는 추측성 여론도 돌았다. 이에 김대우는 “전혀 아니다. 선배님에 대해 오해하는 부분이 많은 것 같다. 나도 처음에는 무서우신 줄 알고 다가가기 힘들었는데 알고 보니 후배를 정말 편안하게 해주시는 선배였다. 보여지는 이미지와 전혀 다르다”며 그의 본래 성격을 한참 설명했다.
메이저리그와 일본 프로야구에서 뛰었던 김병현의 경험담은 김대우에게 있어 큰 재산이 됐다. 김대우는 “같은 언더핸드 투수기에 나를 더 챙겨주신 것 같다”며 “선배님은 사소한 이야기부터 다른 곳에서는 절대 들을 수 없는 이야기를 해줬다. 선배님의 메이저리그 시절은 물론 아마추어 때까지 모든 것을 들려줬다. 덕분에 선배님에 대해 더 잘 알게 됐다”라고 전했다.
김대우는 김병현의 일상 속에서 자신을 깨우쳤다. 김대우가 애리조나에 도착해 고단한 몸을 침대에 뉘여 잠을 청했을 때였다. 갑자기 김병현이 벌떡 일어나 방에서 섀도 피칭을 했다.
김대우는 “김병현 선배님은 메이저리그에 있을 때도 밤에 자다가 투구폼이 생각나면 섀도 피칭을 했다고 한다. 정말 야구에 대한 애정이 대단하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야구인으로서 정점을 찍었지만 항상 야구생각을 하고 운동에 집중하신다. 선배님의 모습을 보면서 나도 참고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다짐했다”고 했다.
올 시즌 선발 투수 후보에 올랐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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