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목동) 서민교 기자] 넥센 히어로즈 외국인 타자 비니 로티노(34)가 복덩이로 등극했다. ‘대안 없는 대안’으로 깜짝 선발 출장한 안방마님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했다. 세 경기 연속 멀티안타를 때려내며 타격감도 유지했다.
로티노는 10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4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 9번 포수로 선발 출장해 선발 밴헤켄과 완벽한 호흡을 맞추며 팀의 5-2 승리를 이끌었다.
↑ 넥센 히어로즈 외국인 타자 비니 로티노가 10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4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 포수 마스크를 쓰고 선발 출전해 안방을 완벽하게 지켜냈다. 사진=MK스포츠 DB |
로티노가 포수 마스크를 쓴 것은 깜짝 이벤트에 가까웠다. 외국인 포수 자체가 보기 드문 장면. 한국프로야구 역사상 두 번째에 불과하다. 지난 2004년 4월24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한화 이글스 엔젤 페냐가 포수 마스크를 쓴 것이 유일한 기록이었다. 외국인 투수-포수의 선발 조합은 한국프로야구 33년 역사에 처음 있는 일이었다.
로티노는 허도환의 부상과 백업 박동원의 부진으로 마스크를 썼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3경기에 포수로 나선 경험이 있고, 마이너리그에서는 305경기에 마스크를 썼다. 로티노가 포수로 나선 것은 2012년 10월3일 이후 무려 554일 만이다.
그러나 로티노는 준비된 포수였다. 미국에서 직접 자신이 쓰던 포수 장비를 모두 챙겨왔고, 꾸준히 포수 훈련도 했다. 유일하게 헬멧만 구단에서 제공했다. 늘 써왔던 것처럼 딱 맞았다. 둘은 벤치에서 끊임없이 대화를 나눴고, 수시로 벤치 사인을 확인했다. 말이 통하니 마음도 몸도 통한 것이다.
로티노는 밴헤켄이 마운드를 내려간 7회까지 마스크를 썼다. 밴헤켄과의 호흡은 환상적이었다. 이전에 호흡을 맞춘 적이 없었지만, 실수가 없을 정도로 안정적으로 안방을 이끌었다.
로티노는 1회 2루 주자 김주찬에게 3루 도루를 허용했지만, 송구는 비교적 정확했다. 김주찬의 타이밍이 좋았고 발이 빨랐다. 1-0인 7회는 압권이었다. 2루 주자 김선빈이 3루 도루를 시도할 때 송구가 3루수 김민성의 키를 넘겼다. 이때 김선빈이 홈으로 파고들었으나 문우람의 홈 송구를 로티노가 블로킹에 이은 태그아웃으로 처리해 동점 위기를 넘겼다.
김동수 배터리 코치는 “로티나가 출전하기 전 걱정을 했는데 기대 이상의 활약을 해줬다”고 했고, 염경엽 감독도 “로티노와 밴헤켄의 조합이 좋았고, 특히 로티노의 맹활약을 칭찬하고 싶다”고 로티노의 활약을 극찬했다. 밴헤켄도 “로티노와의 호흡이 좋았다. 경기 전이나 경기 중에 이야기를 많이 나눈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만족했다.
로티노는 의외로 무덤덤했다. 로티노는 “지금까지 선수 생활을 하면서 포수를 많이 봤었는데, 오늘도 그 중 한 경기일 뿐이다”라며 “아직 한국 타자에 대한 정보가 없었고, 사인이
한편 KIA는 선발 홀튼이 7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으나 두 번째 투수로 나선 서재응이 ⅔이닝 4실점으로 무너졌다. KIA의 타선도 침묵하며 아쉬운 패배를 당했다. 넥센은 6승5패로 3위로 올라섰고, KIA는 5승6패를 기록하며 6위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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