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세영 기자] 선제골 이후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결국 챔피언스리그 4강의 명암을 갈라놓았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첼시는 8강전에서 모두 선제골을 넣었지만, 이후의 행보는 극명한 차이를 보였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는 10일 새벽 3시45분(한국시간) 독일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2013-1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 바이에른 뮌헨과의 원정경기에서 선제골을 넣고도 1-3으로 역전패(합계 2-4 패)해 4강행이 좌절됐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열세인 맨유는 이날 ‘최강’ 뮌헨을 맞아 선전했다. 1차전과 마찬가지로 뮌헨의 화려한 공격을 잘 틀어막으며 역습위주의 경기를 펼쳤다.
↑ 선제골 이후의 대응 차이가 두 감독 운명의 차이를 만들었다. 맨유의 모예스 감독(왼쪽)은 좌절을, 첼시의 무리뉴(오른쪽) 감독은 환희를 맛봤다. 사진제공= TOPIC /Splash News |
이는 지난 9일 첼시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물론 맨유와 첼시의 상황은 같은 조건이 아니었다. 되도록 무실점으로 이겨야한다는 논리는 같았지만, 맨유는 원정에서 조심스러운 승리를 원했고, 첼시는 홈에서 다득점을 노려야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선제골 이후의 대응 방식에서 분명한 차이를 엿볼 수 있었다. 선제골을 넣은 상황일수록 상황에 따른 감독의 대처 능력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도 일깨워주는 대목이었다.
첼시는 PSG와의 홈 2차전에서 2-0으로 승리해 4강 티켓을 거머쥐었다. 전반 32분 쉬를레의 선제골 이후, 무리뉴 감독은 후반 공격수 뎀바 바와 토레스를 연달아 투입했다. 끝내 후반 42분 뎀바 바의 극적인 골로 원하던 추가골까지 얻었다. 무리뉴 감독이 예상하던 시나리오대로 흘러가는 순간이었다. 가장 이상적인 점수가 만들어지자 첼시는 이후의 계획도 차근차근 진행할 수 있었다.
그러나 맨유는 선제골 이후 급격하게 수비집중력을 잃었고 자신들이 주도했던 경기템포를 뮌헨에게 빼앗겼다. 맨유의 선제골은 오히려 뮌헨의 잠재돼있던 공격본능을 깨우는 꼴이 됐다
첼시의 무리뉴 감독은 후반 종료를 앞두고 터진 추가골 이후에도 선수들에게 남은 시간 동안의 수비 전술을 말해주기 위해 직접 선수들이 있는 곳으로 뛰쳐나갔다. 감독의 말을 전해 듣고, 다시 한 번 마음을 다진 첼시 선수들은 결국 원하던 4강에 올랐다. 이는 맨유의 모예스 감독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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