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가깝게 다가왔던 윤석민(28)의 메이저리그 진입의 길이 최악의 데뷔전으로 다시 멀어졌다.
윤석민은 9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노포크 하버파크에서 열린 2014 마이너리그 트리플A 노포크와 그윈넷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2⅓이닝 11피안타 1볼넷 9실점으로 무너졌다. 2점 홈런을 맞은 것을 포함해, 5개의 장타를 허용하는 등 정면승부를 펼치다 처절하게 당했다.
↑ 최악 데뷔전을 치른 윤석민의 메이저리그 진입의 꿈이 한 발자국 멀어졌다. 사진=MK스포츠 DB |
지난해 볼티모어와 3년 557만5000달러의 계약을 맺은 윤석민은 트리플 A팀인 노포크 타이즈에서 선발 수업을 치르며 메이저리그 진입을 노리는 입장이다. 하지만 7일 경기가 팀 사정, 8일 경기가 우천으로 연기되면서 데뷔전이 차일피일 미뤄졌다. 결국 9일 첫 공식경기를 치렀으나, 사실 이것보다 더 나쁠 수 없는 내용을 보여줬다.
이날 윤석민의 투구수는 57개로 스트라이크 39개, 볼 18개였다. 홈런 1개 포함 5개의 장타를 허용한 것이 대량 실점에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직구위주의 투구를 펼쳤으나 경쟁력을 보이지 못했다. 전체 컨디션이 썩 좋은 상태는 아니었으나 연속 안타를 맞고, 타자들을 제압하지 못하는 등 내용이 좋지 않았다는 점이 가장 치명적이다.
이날 노포크 벤치는 윤석민이 1회 투런홈런을 맞고, 이후 2회 추가실점을 하고 3회 집중 5안타를 맞는 과정에서도 선발투수를 교체하지 않았다. 워낙 경기 초반이었던 영향도 있지만 차기 선발 진입 후보로 꼽히는 윤석민을 시험하려는 인상도 분명히 있었다. 하지만 윤석민은 이 위기를 넘지 못했고, 9실점을 한 이후 구원투수에게 마운드를 넘기고 내려왔다.
내용면에서는 여러 아쉬움을 남긴 등판. 현재 볼티모어 선발진의 사정과 그들의 가진 능력을 감안하면 조만간 선발진에 교체 포함되는 시나리오를 그려볼 수 있었기에 더욱 아쉽다.
볼티모어는 8일 경기 종료 시점을 기준으로 2승5패를 기록,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5위에 머물고 있다. 지난 시즌 돌풍을 일으키며 올해도 다크호스로 꼽혔던 것에 비교하면 출발이 좋지 않다. 원흉은 마운드다. 선발 중 1선발 크리스 틸먼이 2경기 1승 평균자책점 1.35로 호투하고 있는 것 외에는 제 몫을 하는 선수가 없다. 거액의 몸값을 주고 영입한 우발도 히메네즈는 2경기 10⅔이닝 동안 2개의 홈런포함 13피안타 8사사구를 허용하며 평균자책점 7.43으로 부진하다.
3선발 천웨인 역시 5⅔이닝 12피안타 5탈삼진 4실점으로 부진한 경기를 치렀고, 4선발 버드 노리스가 5이닝 9피안타(1홈런) 5실점, 5선발 미겔 곤잘레스는 3⅓이닝 9피안타 7실점으로 매우 부진했다. 비록 1경기 결과에 불과하다. 하지만 충분한 경쟁력을 갖지 못한 투수들의 부진이라는 점에서, 추후 기회가 돌아올 여지는 충분했다.
물론 선발진에 공백이 생길 경우 첫 번째 옵션은 팀의 미래로 키우고 있는 케빈 가우스먼이다. 당초 7일로 예정됐던 윤석민의 등판이 이틀 밀린 것도 가우스먼이 영향을 미쳤다. 볼티모어는 일기예보에 따라 6일 더블헤더를 준비하며 가우스먼을 트리플A에서 올려 더블헤더 2차전에 투입시키려고 계획했다. 하지만 해당 경기에는 비가 내리지 않고, 노포크의 경기는 우천으로 취소되면서 등판이 두 차례나 밀린 것이다.
6일 결정은 현재 볼티모어 수뇌부가 어떤 투수를 대체 1순위 선발 후보로 고려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는 내용이다. 볼티모의 팀 구성과 다년계약을 맺은 입장까지 감안하면 윤석민은 불펜에서 롱맨으로 활약중인 잭 브리튼, 가우스먼과 함께 선발진에 문제가 생길 경우 자리를 대체할 후보다. 가우스먼은 트리플A 1경기서 4⅔이닝 3피안타 2볼넷
이 중 윤석민은 가장 불리한 위치에 놓이게 됐다. 단순한 1경기로 치부하기에는 첫 인상의 씁쓸한 충격이 너무나 강력하다. 결국 빠른 시일내에 메이저리그에 진입하는 것은 어려워졌다. 문제를 풀어내는 답도, 결국 윤석민에게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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