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울산) 서민교 기자] 울산 모비스 신인 가드 이대성(24)은 지난 7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훈련을 마친 뒤 표정이 어두웠다. 부상 때문이다. 꿈에 그리던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무대를 처음 밟았지만, 몸 상태가 최악이었다. 그러나 투지만큼은 신인답게 패기가 넘쳤다.
지난 2월16일 울산 모비스와 안양 KGC인삼공사전. 이대성은 과감한 덩크슛 시도로 눈물을 흘려야 했다. 착지 과정의 치명적 부상. 왼쪽 발목 인대가 파열됐다. 재활은 예상보다 길었다.
↑ 울산 모비스 가드 이대성이 부상 투혼을 펼치며 창원 LG 베테랑 포워드 문태종을 효과적으로 봉쇄하고 있다. 사진=KBL 제공 |
챔피언결정전 직전 팀 훈련에 합류한 이대성의 발목은 여전히 퉁퉁 부어 있었다. 통증도 심했다. 테이핑에 의존했다. 부상 투혼이었다. 1차전 출전 시간은 1분13초. 아무 것도 보여주지 못했다. 2차전 역시 7분6초만 뛰며 4점을 넣었다. 부상 탓에 강점이던 수비가 약점이 됐다. 3, 4차전은 18분 이상 뛰며 출전 시간을 늘렸으나 3차전은 무득점, 4차전은 1점에 그쳤다.
이대성의 챔피언결정전 기록은 초라하다. 정규리그 평균 24분26초를 뛰며 7.8점을 기록했지만, 챔피언결정전에서는 경기당 11분17초를 뛰면서 1.3점을 올린 것이 전부다.
그러나 이대성은 3, 4차전 수비에서 빛났다. LG의 주득점원 문태종을 봉쇄하기 위해 나서 자신의 역할을 해냈다. 이대성이 뛰는 동안은 문태종의 득점이 주춤했다. 슛을 쏠 기회조차 내주지 않는 그림자 수비를 해냈기 때문. 특히 4차전 1쿼터를 무득점으로 막으며 승리의 발판을 만들었다.
이대성은 현재 왼쪽으로 도는 러닝훈련을 소화하지 못할 정도로 발목 상태가 좋지 않다. 당연히 왼발을 딛고 슛을 던지는 것은 불가능하다. 오른쪽 드라이브인도 힘든 상황. 문태종에 대한 수비는 유재학 감독의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기도 했다.
이대성도 문태종 수비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대성은 “발목이 계속 좋지 않아 답답하다”면서도 “빠른 선수들은 내가 따라갈 수가 없다. 그래도 문태종 선수는 스피드가 빠른 선수는 아니기 때문에 수비를 할 수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문태종 선수에 대한 수비 하나만큼은 제대로 해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아쉬움을 감추진 못했다. 현역 선수 시절 한 번 경험하기도 힘든 챔피언결정전 무대를 최악의 몸 상태로 나설 수밖에 없기 때문. 이대성은 “언제 다시 올지 모르는 기회이기 때문에 정말 아쉽다”라며 “지금
모비스와 LG는 2승2패로 팽팽히 맞서 있다. 이대성의 부상 투혼이 8일 울산 홈에서 열리는 5차전에서도 효과를 낼 수 있을까. 이대성은 수비력 하나만으로 데뷔 시즌 우승을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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